홍명보호가 북중미를 향하는 첫 고비에서 소속팀에서 부상으로 결장한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의 공백을 대비해 플랜 B를 준비하고 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55)은 30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3~4차전에 나설 대표팀 소집 명단(26명)을 발표하면서 “월드컵 본선을 가장 중요한 고비라고 생각한다. 상대들이 강팀이라 우리도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홍 감독은 9월 소집과 비교해 7명의 변화를 줬다. 잠시 대표팀과 떨어졌던 백승호(버밍엄시티)와 권혁규(하이버니언), 배준호(스토크시티) 등 젊은 피가 다시 발탁돼 험난한 중동 원정에 힘을 보태는 구도다.
그러나 이번 소집에서 주목받은 것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이 30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을 부상으로 건너 뛴 상황에서 대표팀에는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 27일 유로파리그 카라바흐와 리그 페이즈 1차전에서 3-0으로 앞선 후반 26분 왼쪽 허벅지를 붙잡고 쓰러지면서 교체됐다. 손흥민은 부상으로 교체된 후반전이 아닌 전반전부터 허벅지를 붙잡는 장면이 목격됐다. 손흥민이 교체된 시점도 다른 선수와 충돌이 아닌 슈팅을 시도한 직후라는 점에서 누적된 통증이 뛸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결국, 손흥민은 맨유전에서 아예 출전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홍 감독은 “손흥민의 출전 여부는 직접 소통을 하면서 챙긴 부분”이라며 “지금은 본인이 상태가 호전된다고 느낀다, 물론 당장 출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인과 클럽이 얘기했다. 손흥민 선수의 출전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손흥민이 부상에서 회복해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출전은 조심스럽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눈앞의 성적보다 손흥민의 전성기를 유지하는 방법을 곱씹을 시점이라는 얘기다.
탁월한 스피드와 골 결정력이 장기인 손흥민은 부상 빈도를 줄여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손흥민이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2026년 만 34세의 나이로 대표팀 공격을 이끌려면 지금부터 관리가 필요하다.
홍 감독은 “지금까지 손흥민은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면서 힘든 일정을 보냈다. 지금 (성적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이 선수의 컨디션과 체력 관리를 신경써야 한다.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서도 경기력을 유지하려면 소속팀과 선수, 그리고 대표팀이 소통하면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이 손흥민 관리를 천명하면서 이번 소집에선 대표팀에 합류하더라도 플랜 B에 힘이 실리게 됐다.
홍 감독은 “내가 알고 있는 손흥민은 본인이 어려움이 있어도 뛰고 싶겠지만, 난 이 선수를 그렇게 무리해서 어려움을 겪게 만들기는 싫다. 손흥민이 뛸 수 없을 것을 대비한 플랜 B는 준비되어 있다. 황희찬(울버햄프턴)과 배준호(스토크시티), 이재성(마인츠) 등 대체 선수는 충분하다. 상황에 따라선 추가 선발로 대체자를 뽑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10월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소집돼 결전지인 요르단으로 출국한다.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은 요르단에서 직접 합류해 10월 10일 요르단 암만에서 북중미 월드컵 3차예선 B조 3차전을 치른다. 이후 대한축구협회가 마련한 전세기로 귀국해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4차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