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MLB)에 길이 남을 위대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리그와 팀을 옮기고 지명타자로만 나서는 새로운 도전의 해에 MLB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세우고 역대급의 팀 공헌도를 인정받았다.
오타니는 30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를 끝으로 2024 MLB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오타니는 이날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타니는 4타수 1안타 1도루를 기록했다.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와 도루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오타니는 1-1로 맞선 8회초 1사 1루에서 콜로라도 구원 빅터 보드닉에게 우익수 방면 안타를 때렸다. 최근 12경기 연속 안타로 시즌 마지막 타석을 장식했다.
이후 오타니는 1사 1·2루 상황에서 2루 주자 오스틴 반스와 함께 더블스틸을 성공시켰다. 이로써 오타니는 3경기 연속이자 시즌 59호 도루를 기록했다.
LA 다저스는 오타니와 반스의 도루 이후 1사 2·3루에서 세스 할보르센의 보크가 나와 2-1 역전에 성공했다.
LA 다저스는 9회 에드가르도 엔리케스의 완벽한 투구를 앞세워 정규시즌 최종전을 2-1 승리로 마무리했다. LA 다저스는 시즌 98승 64패 승률 0.605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유일의 6할 승률. LA 다저스는 월드시리즈까지 홈 어드벤테이지를 가져갈 수 있다.
오타니는 시즌 159경기에서 홈런(54개)과 타점(130개), 득점(134개), 출루율(0.390), 장타율(0.646), OPS(출루율+장타율·1.036)에서 1위를 차지했다. 타율과 안타(197개), 도루(59개)는 리그 2위. 타율에서 루이스 아라에스(샌디에이고·0.314)에 근소하게 밀려 타격 트리플크라운은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MLB 최초의 50(홈런)-50(도루)의 문을 활짝 열었다. 또 23년 만의 400루타, 아시아 선수 한 시즌 최다 도루 신기록 등 엄청난 기록을 쌓았다.
팔꿈치 부상 여파로 지명타자로만 나서면서 오히려 자신의 타격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일각에서는 수비를 하지 않는 지명타자의 반쪽 포지션을 우려하며 MVP 수상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예상도 있었다. 수비기여도가 없는 지명타자는 팀 승리 공헌도의 척도인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수치에서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타니는 지명타자로만 나서면서도 워낙 빼어난 성적을 올려 역대 지명타자 WAR 기록을 크게 갈아치웠다.
베이스볼레퍼런스에 따르면, 오타니의 올시즌 WAR은 9.2로, 역대 시즌 65% 이상을 지명타자로 출전한 선수 중 최고 수치를 달성했다. 종전 최고인 1995년 에드거 마르티네스(시애틀)의 7.0을 훌쩍 뛰어넘었다.
올 시즌 모든 선수를 통틀어서는 뉴욕 양키스 중견수 애런 저지(10.8)와 캔자스시티 유격수 바비 위트 주니어(9.4)에 이은 양대 리그 3위다. 내셔널리그에서는 1위다. 오타니가 커리어 세 번째 리그 MVP 수상이 유력한 이유다.
오타니는 지난해 투수로 10승, 타자로 44홈런을 날리며 만장일치로 두 번째 MVP를 수상하며 WAR 10.1을 기록했으며, 첫 번째 MVP를 수상한 2021년 9승-46홈런 당시 WAR은 9.0이었다.
오타니가 올시즌 지명타자로만 기록한 WAR 9.2는 앞으로 쉽게 깨지기 어려운 역대급의 기록으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