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이 승소했음에도 또 다시 한국행이 좌절된 것에 대해 반발했다.
유승준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혁신 류정선 변호사는 지난 28일 입장을 내고 “행정청이 법원의 판결마저 무시하고 위법한 처분을 계속하는 것으로 유승준에 대한 인권침해일 뿐만 아니라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밝혔다.
앞서 유승준은 2015년 LA총영사관에 재외동포 체류자격으로 비자 발급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했다. LA총영사관은 그의 비자 발급을 재차 거부해 유승준은 두 번째 취소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하지만 LA총영사관은 지난 6월 18일자로 유승준이 지난 2월 제기한 사증(비자)발급신청에 대해 거부처분 통보를 했다. 유승준은 LA영사관을 상대로 비자발급거부처분에 대한 세 번째 취소소송과 법무부를 상대로 입국금지결정 부존재를 확인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류 변호사는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는 데 앞장서야 할 법무부와 관계 행정청이 사법부의 확정 판결을 두 번이나 거듭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에 깊은 우려와 엄중한 문제의식을 느낀다”며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행정청이 법원의 판결을 따르지 않는 것이 적법한지 ▲유승준에 대한 무기한 입국금지와 비자발급거부처분에 정당한 법적 근거가 있는지 ▲한 개인을 22년이 넘도록 무기한 입국 금지하는 것이 지나치게 가혹한 조치는 아닌지 ▲유승준 한 사람만을 병역기피 국적포기자로 단정하고 전례 없이 무기한 입국금지를 하는 것이 형평에 어긋나는지는 않는지를 지적했다.
이와 함께 류 변호사는 “사실과 다른 자극적 보도나 ‘싫으니까 입국 허용하지 말라’식의 반응보다 ‘법치국가에서 행정청의 공권력이 이렇게 행사되는 것이 맞는지’ 관점에서 이 사건이 이해되고 다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 이하 유승준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현식 류정선 변호사 입장문 전문
유승준씨에 대한 무기한 입국금지와 사증발급거부가 위법하다는 점이 2019년 1차소송대법원 판결에서 인정되었고, 2023년 2차소송 판결에서 더욱 분명하게 확인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대법원은 1차소송(LA총영사관의 2015. 9. 2.자 1차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의소)에서 유승준씨에 대한 입국금지결정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을 언급하는 동시에 LA총영사관의 재량권 행사 방법에 관한 지침을 제시하면서 유승준씨에게 사증을 발급해 주라는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7두38874 판결).
한편 서울고등법원은 2차소송(LA총영사관의 2020. 7. 2.자 2차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의 소)에서 재외동포인 유승준씨에게 병역기피 목적이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가 38세가 넘었다면 처분 당시에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체류자격을 부여해야 하며, 2002년 당시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 법적 평가, 사회적 파급효과 및 여론의 동향이나 유승준씨의 최근 언동 및 사회적 반응 등의 사후적 사정들은 (사증발급을 거부할 수 있는 ‘다른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는) 별도의 행위∙상황을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3. 7. 13. 선고 2022누44806 판결). 위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되었습니다(대법원 2023. 11. 30. 선고 2023두49509 판결).
그럼에도 LA총영사관은 최근 ‘법무부 등과 검토하여 유승준씨에 대한 입국금지를 유지하기로 결정하였고, 유승준씨의 2020. 7. 2.(2차 거부처분일) 이후 행위 등이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유승준씨에 대한 사증발급을 다시 거부하였습니다(3차 거부처분).
이에 대해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합니다. 이는 행정청이 법원의 판결마저 무시하고 위법한 처분을 계속하는 것으로서, 유승준씨에 대한 인권침해일 뿐만 아니라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다른 어떤 기관보다도 법률을 준수하고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는 데에 앞장서야 할 법무부와 관계 행정청이 사법부의 확정판결을 두 번이나 거듭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에 깊은 우려와 엄중한 문제의식을 느낍니다. 법무부를 비롯한 행정부가 법률도 사법부의 판결도 따르지 않는 다면, 도대체 누가 법률을 준수하고 법원 판결에 승복하려 할까요?
이에 유승준씨는 본 소송대리인과 많은 고민 끝에 3차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과 입국금지결정 자체에 대한 부존재 또는 무효 등 확인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관계행정청이 이토록 무리하게 유승준씨의 입국을 저지하려 하는 것은 대중의 여론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법치국가에서 공권력 행사는 ‘국민정서법’이 아닌 ‘법률’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행정처분이 위법하다는 취소판결이 나오면 행정청은 그 판결의 취지에 따른 재처분을 하여야 합니다. 기존 1차 및 2차 거부처분도 위법하다는 판단을 받았지만, 이번 3차 거부처분은 행정청이 무려 두 번이나 법원 판결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자님들과 네티즌 분들께 ‘부디 사건의 본질을 보아달라’는 말씀을 감히 드리고 싶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① ‘행정청이 법원의 판결을 따르지 않는 것이 적법한지’(취소판결의 기속력 위반), ② ‘유승준씨에 대한 무기한 입국금지와 비자발급거부처분에 정당한 법적 근거가 있는지’(처분사유 부존재), 그리고 ③ ‘한 개인을 22년이 넘도록 무기한 입국 금지하는 것이 지나치게 가혹한 조치는 아닌지’(비례원칙 위반), ④ ‘대한민국 역사상 오직유승준씨 한 사람만을 병역기피 국적포기자로 단정하고 전례 없이 무기한 입국금지를 하는 것이 형평에 어긋나지는 않는지’(평등원칙 위반)입니다.
사실과 다른 자극적인 보도나 ‘싫으니까 입국 허용하지 말라’는 식의 반응보다는 ‘법치국가에서 행정청의 공권력이 이렇게 행사되는 것이 맞는지’의 관점에서 이 사건이 이해되고 다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 참고로 유승준씨가 관광비자로 입국할 수 있음에도 영리활동을 하기 위해 재외동포(F4) 비자를고집한다는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1 입국금지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는 어떠한 비자도 발급되지 않는 것이 확고한 실무관행입니다. 한미 간에는 90일 이내 관광 목적 입국은 비자발급 자체가 불필요하며, 무비자(관광비자) 입국을 시도하더라도 입국금지자는 출입국항에서입국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 실제 유승준씨는 2002년 2월 입국금지된 사실을 모르고 2002. 2. 2. 무비자 입국을 시도하다가 인천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한 적이 있습니다. 유승준씨가 재외동포(F-4) 사증발급신청을 한 것은, 다른 사증으로 소송을 하는 경우에는 소의 적법성 자체가문제될 가능성이 높고, 이 사건은 재외동포의 지위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변호사들의 권유 때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