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잊고 질주중인 ‘탱크’ 최경주(54)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고령 우승기록 연장에 도전한다.
최경주는 3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여주 페럼 클럽(파72)에서 열리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억 5000만원, 우승상금 2억 5000만원)에서 올해 국내 투어 2승에 도전한다.
최경주는 지난 5월 SK텔레콤 오픈(제주)에서 박상현과 2차 연장전 끝에 이겨 만 54세 생일에 KPGA투어 최고령 우승기록을 썼다. 최상호의 종전 50세 4개월 우승을 크게 뛰어넘은 신기록으로 당시 1차 연장에서 최경주의 세컨샷이 물에 빠지지 않고 그린 앞 작은 섬에 떨어진 ‘기적’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최경주는 지난 7월 스코틀랜드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의 메이저대회 더 시니어 오픈을 제패해 한국선수 최초로 시니어 메이저 챔피언에 오르며 또 다른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201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통산 8승을 달성한 최절정기 이후 13년이나 흘렀지만 최경주는 여전히 어디서든 우승경쟁을 벌일 수 있을 만큼 농익은 기량과 노련미로 후배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국내 투어 발전과 후배들에게 경쟁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2011년 이 대회를 창설한 최경주는 첫 두 해 연속 우승 이후 12년 만에 대회 3번째 우승을 노린다. 우승하면 2008년(2승) 이후 16년 만에 국내에서 시즌 2승을 달성하게 된다.
2021, 2023년 우승자 함정우는 대회 2연패 및 사상 첫 대회 3승에 도전한다. 지난해 대상 수상자로 해외 투어 도전을 병행하며 분주히 시즌을 보내던 함정우는 지난달 골프존 도레이 오픈에서 예상밖의 우승을 차지해 타이틀 방어전을 앞두고 기세를 올렸다.
함정우는 “직전 대회 우승으로 추석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며 재충전 했고 훈련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며 “현재 컨디션은 최상”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2021년 우승 이후 다음해에는 긴장하기도 했고, 욕심도 커 컷탈락 했다”며 “이번에는 컷통과에 온 힘을 쏟고나서 기회를 노리겠다”고 말했다.
박상현은 SK텔레콤 오픈에서 최경주에게 당한 패배를 만회하겠다고 벼른다. 연장전 패배 이후 다음 대회에서 “박상현은 상처받지 않았다, 현타도 오지 않았다”고 자신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보이며 투지를 보였으나 지난 대회에서야 처음 톱10에 오르는 침체를 겪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직후 이 대회에서 프로데뷔전을 치른 대상 선두 장유빈이 시즌 2승을 노리고, 상금 1위 김민규는 시즌 첫 3승 및 KPGA 사상 첫 상금 10억원에 다시 도전한다.
최경주는 함정우, 장유빈과 3일 오후 12시 40분 동반 티오프 한다. 김민규, 박상현, 허인회는 오전 8시 10분 출발한다.
페럼 클럽은 러프가 길고 질기며, 페어웨이가 좁기로 유명한 코스다. 이번에는 호스트인 최경주가 직접 코스 세팅에 나서면서 더욱 난이도가 높아져 진정한 실력자를 가리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