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울산 HD 감독이 최근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대표팀 감독을 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발언으로 축구 팬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일부 팬들은 김 감독의 발언이 “오만한 기성 축구인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울산 팀 성적이 부진하기를 바라는 격한 반응까지 보였다.
축구 커뮤니티에는 김판곤 감독을 향한 비난 글이 끊이지 않는다. 일부 누리꾼은 “지금 당장은 협회의 문제를 덮으려는 것이냐”,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해결하는 것이 맞다”며 반박했다. 또 “지금 같은 발언으로 홍명보를 옹호하는 것은 자신을 보호하는 것일 뿐”이라며 두 사람의 인연을 주목하는 반응도 나왔다.
홍명보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전무 시절 아시아 축구에서도 변방인 홍콩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던 김판곤 감독을 협회 부회장 겸 감독선임위원장으로 불러들였다. 김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당시 홍명보 전무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파울루 벤투 감독을 선임했고, 16강 진출 성과를 냈다. 김판곤 감독은 이후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을 거쳤고, 홍 감독의 대표팀 감독직 수락으로 공석이 된 울산의 지휘봉을 잡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런 인연으로 김 감독이 궁지에 몰린 홍 감독을 두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감독은 지난 8월 울산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관한 질문에 “지금은 답변을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다음에 좋은 기회가 생기면 말씀드리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홍 감독 선임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는 2일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한다.
김 감독이 상황 논리를 앞세우며 홍 감독을 방어하는 태도를 보인 것에도 비난이 쏟아진다. 이렇게 상황 논리를 앞세우면 협회 개혁은 언제 하고 대표팀의 발전 방향은 언제 잡을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협회 한 관계자가 협회 운영에 정치가 개입되면 FIFA 규정에 따라 월드컵 진출이 무산될 수도 있다고 한 발언과 다를 바가 없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반면 광주FC 이정효 감독은 김판곤 감독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듯 “월드컵 진출 자체가 목표인가? 쇄신하고 방향을 잡은 다음에 월드컵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월드컵 본선 진출보다 협회 개혁과 장기적인 발전 방향 설정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김 감독의 발언에 대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바로잡아야 하는데, 상황 논리로 문제를 회피하면 결국 상황은 악화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축구 팬들은 단순히 승패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팀과 선수들의 발전 가능성, 그리고 그 과정의 투명성을 원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김 감독의 발언이 팬들의 요구와는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