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에게 꿈과 희망 심어준 월드컵···아시아 최초 서울 대회, 자원봉사자 적극 참여로 의미 더해

입력 : 2024.10.02 09:49
2024 홈리스 월드컵 여자1그룹 멕시코- 루마니아전 결승전 모습.  홈리스월드컵 공식PR대행사 ‘위너스피알’ 제공

2024 홈리스 월드컵 여자1그룹 멕시코- 루마니아전 결승전 모습. 홈리스월드컵 공식PR대행사 ‘위너스피알’ 제공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서울 2024 홈리스 월드컵’이 멕시코의 남녀부 동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전 세계 주거 약자를 위한 글로벌 축구대회에는 경기 외에도 다양한 행사가 풍성하게 진행된 가운데 자원봉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시민과 함께한 성공적인 대회로 마무리됐다.

9월 21일부터 28일까지 서울 한양대 대운동장에서 치러진 서울 2024 홈리스 월드컵에는 전 세계 38개국 52개 팀(남성 36개 팀, 여성 16개 팀)이 참가했다. 이번 대회는 홈리스월드컵재단과 사단법인 빅이슈코리아가 공동 주최했다.

홈리스월드컵은 주거권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국가대표 선수로서 4대4 풋살 경기를 펼치는 국제 대회다. 전 세계 홈리스들이 축구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사회에 다시 적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의의를 둔다. 경기는 전·후반 각 7분씩, 전반전 후 휴식 1분을 포함해 총 15분으로 운영됐다.

홈리스월드컵에 나선 한국 대표팀 선수들.  홈리스월드컵 조직위원회 제공

홈리스월드컵에 나선 한국 대표팀 선수들. 홈리스월드컵 조직위원회 제공

홈리스 월드컵을 소재로 한 영화 ‘드림’ 속 실제 인물 오현석(55), 문영수(65) 빅이슈 판매원이 시축자와 골키퍼를 맡은 시축을 했고, 많은 박수갈채를 받으며 대회가 시작됐다. 조별리그 후 순위별로 그룹 토너먼트를 치른 결과 멕시코가 남녀 1그룹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남자 2그룹은 브라질, 남자 3그룹은 인도, 남자 4그룹은 짐바브웨, 남자 5그룹은 독일, 여자 2그룹은 아일랜드가 각각 우승했다. 개최국 한국은 남자 4그룹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 기간에는 경기 외에 비건 페스티벌과 스트릿 풋볼 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열려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국내 홈리스 관련 법과 제도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모두를 위한 집: 홈리스 상태 종식을 위한 국제 콘퍼런스’도 열렸다.

대회 주최측은 “아시아 최초, 서울에서 개최된 홈리스월드컵을 향한 여러분들의 뜨거운 응원과 열정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덕분에 한국을 방문해 준 40여 개국 700여 명의 선수와 스태프들이 지난 8일간 축구로 하나가 되어, 매우 감동적인 순간의 추억들을 만들 수 있었다. 우리의 만남은 이번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라고 전했다.

제주 국제학교 ‘주니어 봉사단’이 영국 선수단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자원 봉사단 제공

제주 국제학교 ‘주니어 봉사단’이 영국 선수단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자원 봉사단 제공

대회 진행에는 주최측 외에도 학생 자원봉사자들이 대회 운영 전반에 활발히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제주 국제학교(KIS) 학생들로 구성된 ‘주니어 봉사단’이 대회 준비 단계부터 본 행사까지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 주최측도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들은 경기 운영 보조, 선수단 지원, 관중 안내 등 대회 진행 전반에 전방위적으로 도움을 줘 대회 운영의 소금같은 역할을 했다. 주니어 봉사단은 지난달 2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각국의 선수단을 맞이하고, 호텔까지 안내하는 역할을 시작으로 각국 선수단이 편하게 대회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경기장 안팎에서 다양한 지원 활동을 아끼지 않았다.

‘주니어 봉사단’ 이지운군이 멜 영 홈리스월드컵 재단 회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자원봉사단 제공

‘주니어 봉사단’ 이지운군이 멜 영 홈리스월드컵 재단 회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자원봉사단 제공

현장에서 만난 이도운(18)·이지운(16) 형제는 “여름방학부터 대회 주최측인 빅이슈 코리아와 협력해 봉사활동을 이어왔으며 본 대회에서는 학교 친구들을 모아 주니어 봉사단을 결성해 활동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홈리스 월드컵 재단’ 멜 영 회장과 인터뷰를 진행한 이지운군은 “이번 대회의 의미와 목표를 전해 듣고 참가자들에게도 소통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홈리스 월드컵의 사회적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조금이나마 역할을 해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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