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전, 란’ 김상만 감독이 제작, 각본을 담당한 박찬욱 감독의 에너지와 디테일에 감탄했다.
김상만 감독은 2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에서 진행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전, 란’ 기자간담회에서 “박찬욱 감독이 시나리오 단계서부터 많은 조언을 해줬다. 박 감독의 시나리오 완성 후 내가 각색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도 박찬욱 감독은 ‘동조자’ 촬영 중이었는데 새벽에 일어나서 시나리오를 일일이 컨펌하면서 이렇게 나아가면 좋겠다고 아이디어를 주는 그 에너지가 정말 대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박찬욱 감독과는 ‘공동경비구역 JSA’ 미술감독을 할 때 처음 봤다. 당시 내가 상업영화 데뷔를 앞두고 있었는데 감독으로서 내겐 스승 같은 사람이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박찬욱 감독이 현장에 왔을 때에도 강동원의 대사 한마디를 엄청 자세하게 디렉션했는데 그 장면이 난 놀라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강동원은 “박찬욱 감독이 처음 현장에 왔을 때 내가 연기를 하고 모니터로 돌아왔더니, 대사의 장음과 단음을 바로잡아줬다. ‘장원 급제’라는 대사였는데, ‘장원’을 단음으로 발음했더니, ‘장-원’ 장음이라고 고쳐줬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김상만 감독은 “그러자 강동원이 대사 속 장단음을 모두 파악하고 왔다. 감독으로서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며 “이후엔 현장편집본도 다 뜯어보면서 ‘이렇게 잘 찍어놓고 왜 이렇게 편집했어?’라며 조언해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함께 자리한 차승원도 “지금 박찬욱 감독 영화를 지금 찍고 있다. 나레이션 녹음을 할 때 ‘~가 중요합니다’란 대사였다. 그런데 앞에 있는 단어에 포인트를 둘 수 없는데, 포인트를 꼭 두라고 하더라. 그런 디테일에 심하게 꽂히는 감독”이라고 귀띔해 웃음을 선사했다.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OTT플랫폼 넷플릭스 새 영화다. 오는 11일 공개.
한편 제29회 부산국영화제는 이날부터 11일까지 9박 10일간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개막작은 강동원, 박정민 주연 우리나라 영화 ‘전, 란’(감독 김상만)이며, 폐막작은 프랑스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가 주연을 맡은 프랑스, 싱가포르, 일본 합작 영화 ‘영혼의 여행’(감독 에릭 쿠)이다.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54편을 포함하여 총 63개국으로부터 온 278편의 영화를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메가박스 부산극장 등 총 5개 극장, 26개 상영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