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최 프로님 말씀에 충격 받았습니다.”
2023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대상 수상자 함정우는 2일 경기도 여주 페럼 클럽(파72)에서 열린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개막 하루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대선배 최경주로부터 들은 경험담에 마음 속 깊은 울림을 얻었다고 밝혔다.
2021, 2023년에 이어 이 대회 3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는 함정우는 기자회견 내내 최경주에 집중된 여러 질문과 답변 가운데 후배들이 새겨들어야 할 깊은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최 프로님이 PGA 시니어 투어의 진지한 분위기를 말씀하실 때 충격이 컸다”는 그는 “많은 것을 이룬 시니어 선수들이 재미있게 즐기는 곳이라 여겼는데, 왜 그 분들이 거기까지 갔는지 내면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 지금까지 연습때 150개 이상 연속 공을 쳐본 적이 없는데 앞으로는 최 프로님이 와서도 말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농담섞인 각오도 깊이 새겼다.
KPGA 투어 17승, 미국 PGA 투어 8승에 이어 50세 이상 선수들이 뛰는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올해 메이저 대회(더 시니어 오픈) 우승을 더해 한국 남자골프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최경주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올해 새로운 전성기를 맞기까지의 노력과 자세를 비롯해 미국 진출을 목표로 노력하는 후배들을 향한 따뜻한 조언과 쓴소리 등을 두루 털어놓았다.
최경주는 “많은 것을 이룬 시니어 투어 선수들도 대부분 대회 준비는 늘 최선을 다한다. 4년 전 처음 챔피언스 투어에 가서 내가 제일 젊다는 생각으로 쉽게 봤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 때부터 알콜, 탄산음료 등을 모두 끊었고 체력관리도 철저히 했다”고 말했다. 많은 것을 내려놓고 자성하는 마음가짐으로 내면을 다진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PGA 투어에 처음 진출해서 하루에 공을 1000개씩 놓고 무아지경으로 연습에 몰두한 이야기부터 대회중 플레이가 잘 안 풀릴 때 흥분하지 않고 마음을 다스리는 멘털 관리법 등도 다양하게 들려주었다.
“대회 중 꼬이면 이성을 잃는 경우가 많다. 그걸 참지 못 하고 ‘에잇’ 하며 스스로 망치는 플레이를 하면 다음에 언제든 그게 또 나온다. 대회때 실수가 나와도 인정하고, 흥분하지 않게 심박수가 80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누르는 노력을 한 것도 도움이 됐다.”
기자회견에 함께 한 올 시즌 상금 1위 김민규는 “저는 대회중 ‘에잇’을 자주 하는데, 두 가지를 명심하겠다”며 “플레이가 안 풀릴 때 화내지 말고 어떻게 해야할지 하는 노력, 그리고 연습에서 ‘이 정도면 됐지’라는 태도를 경계하고 항상 정성을 다해 준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대상 선두 장유빈은 “PGA 선수들은 절대로 대충, 짐작해서 치는 샷이 없다는 말씀이 와 닿았다”며 “한 가지 샷이라도 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한 말씀대로 제 구질인 페이드샷을 확실히 구사해 자신있게 칠수 있도록 계속 연마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5월 SK텔레콤 오픈에서 KPGA 투어 최고령 우승(54세) 기록을 쓴 순간을 “내 골프 사상 가장 감동스러운 순간”이라고 돌아본 최경주는 “이 대회는 최근 3년 연속 컷을 통과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일찍 들어와 시차에 적응하고 몸상태도 좋은 만큼 주말까지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경주는 3일 오후 12시 40분 최경주, 장유빈과 1번홀에서 첫 티샷을 날린다. 김민규는 오전 8시 10분 박상현, 허인회와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