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기적’을 일궈낼 KT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선발 투수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쿠에바스는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4안타 9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쿠에바스는 중책을 맡았다. KT는 전날 SSG와 5위 결정전을 치르고 왔다. 선발 투수 엄상백을 포함해 4명의 투수를 소모했다. 쿠에바스가 최대한 많은 이닝을 끌어주어야만했다.
쿠에바스는 올시즌 31경기에서 7승12패 평균자책 4.10을 기록했다. 두산과의 3차례 맞대결에서 1승2패 평균자책 5.79의 성적으로 썩 좋지 않았다. 쿠에바스는 잠실구장에서는 단 한 차례 등판해 6이닝 1실점 평균자책 1.50을 기록한 적이 있는데 당시 상대가 두산이었다.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쿠에바스가 많은 이닝을 던져줬으면 좋겠고 안 되면 우리가 생각했을 때 괜찮은 선수를 쓰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쿠에바스는 경기 초반부터 넉넉한 득점 지원을 받았다. 1회 타선에서 대거 4득점해 4-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1회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번트 안타를 내준 뒤 김재호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만들어진 무사 1·2루에서 두산 제러드 영의 타구가 1루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면서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어 김재환을 1루수 방면 땅볼로 처리하면서 2아웃을 기록한 쿠에바스는 양석환 역시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2회 강승호-허경민-김기연을 삼자범퇴로 처리한 쿠에바스는 3회 선두타자 조수행을 2루수 실책으로 출루 시켰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4회에도 타자의 출루를 허용하지 않은 쿠에바스는 5회에도 허경민-김기연을 뜬공으로 유도한 뒤 조수행을 삼진 아웃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5회까지 투구수는 79개.
6회에는 위기가 찾아왔다. 정수빈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쿠에바스는 김재호를 포수 뜬공으로 잡아냈으나 제러드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주자 상황은 1·3루가 됐다. 쿠에바스는 김재환을 세워놓은 채로 삼진 아웃을 잡아냈고 양석환에게는 연거푸 헛스윙을 세 차례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쿠에바스는 7회부터는 마운드를 불펜에 넘겼다. 투구수는 103개였다. 최고 150km의 직구(28개)와 커터(45개), 슬라이더(26개), 체인지업(3개), 커브(1개) 등을 고루 섞어 던졌다. 점수는 여전히 4-0으로 앞선 가운데 김민을 시작으로 KT 불펜이 가동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