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7시 40분 KBS1 ‘한국인의 밥상은’ 673회로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한국인의 밥상! 다채로운 맛과 밥상에 녹아든 우리 고유의 정을 만나다!
처음 조선에 도착한 선교사들에게 우리 밥상은 신세계였다. 산처럼 쌓은 고봉밥도 작은 접시 위의 다양한 반찬도 특이하기만 했는데,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음식 속에 담긴 조선인의 마음이었다.
손님을 환대하는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지는데, 거기에 한류 열풍이 더해지면서 한식을 사랑하는 외국인이 괄목할 만큼 늘었다. 어떤 이는 된장, 고추장, 간장 등 장 문화에 빠지고 어떤 이는 김치에 빠졌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색다른 맛을 탐구하고, 한국에서 만난 이들과 함께 밥상을 나누며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정과 문화에 젖는다. 이번 주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외국인의 시선을 통해 한국인의 밥상이 가진 가치를 재조명한다.
이번 주 방송은 14년 만에 첫 휴가를 떠난 최불암을 대신해 지난주에 이어 아내인 배우 김민자가 내레이션을 맡는다. 평소에도 빠지지 않고 ‘한국인의 밥상’을 시청하는 그녀지만 내레이션을 하며 우리 밥상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마치 꼭꼭 싶을수록 단맛이 더해지는 밥처럼 그녀는 방송 원고를 한자씩 꼭꼭 눌러 읽었다는데, 밥상을 통해 한국인의 정을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라 더욱 그 환상의 조합이 기대된다.
해발 700미터에 자리한 강원도 평창, 이른 아침부터 농사일로 분주한 레스 팀머맨즈씨를 만났다. 생김새는 외국인이지만 차림새는 영락없이 한국의 농부다.
캐나다 출신인 그는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로 일하다 아내 김수진씨를 만나 결혼해 정착했고, 그 세월도 어느덧 15년이나 흘렀다.
이제는 한국말도 제법 잘하고 시골 생활에 익숙해진 그의 텃밭에는 다양한 작물이 심어졌는데, 모두 채식주의자인 아내 수진 씨를 위한 거란다. 갑작스레 쏟아지는 비와 잘 어울리는 감자전을 만들겠다고 나선 레스 씨. 곱게 간 감자에 메밀가루를 넣는 게 그의 비법이다.
사실 레스 씨는 산골에서 수제 맥주를 만드는 주조사다. 레스 씨 부부는 직접 만든 맥주를 들고 어딘가로 향하는데. 이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이웃 주영종, 서연원씨.
귀농 20년 차인 그들은 부부가 시골에 정착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고, 특히 주영종 씨는 한식을 좋아하는 레스 씨의 요리 스승이 되기도 한다.
오늘 레스 씨가 배울 요리는 평창에서 즐겨 먹는 돼지등뼈콩국! 돼지 뼈를 푹 고아 살을 일일이 발라내는 건 물론, 물에 불려 곱게 간 콩과 초벌 양념한 배추를 넣고 정성스레 끓여낸다. 돼지등뼈콩국 요리가 어찌나 손이 많이 가고 복잡한지, 요리하며 밥상에 쏟는 한국인의 뜨거운 정을 확인한다. 낯선 땅이지만 함께할 수 있는 아내와 이웃이 있어 더없이 든든하다는 레스 씨. 그와 함께 나누면 맛이 배가 되고 정이 깊어진다는 밥상을 만난다.
과거에는 한식이 발효 식품이자 향이 강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오늘날엔 한류 열풍과 더불어 한식의 위상도 같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글로벌 푸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들의 한식 사랑은 나날로 커지고 있다. 서울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인 경동시장에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장바구니를 들고 옹기종기 모여 시장 구경을 한다.
그들을 이끄는 김민선씨. 그녀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시장을 다니며 한국의 다양한 식재료를 소개하고 요리까지 가르치는 한식 셰프이다.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구입해 그들이 도착한 곳은 김민선 씨의 요리연구소, 쿠킹 클래스를 열 곳이다.
제철 맞은 연잎으로 향긋하게 쪄낸 연잎밥부터 잡채, 된장찌개, 김치전까지 만들며 전통 한식의 맛을 제대로 느낀다. 이들을 위해 특별히 민선 씨의 어머니가 즉석에서 겉절이를 무쳐 새로운 맛도 안겨준다. 시장에서 마주한 한국의 문화와 밥상 위 음식들까지,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호기심을 안고 또 다른 세상을 만난 사람들의 시간을 함께한다.
크고 작은 섬들이 바다를 수놓은 경상남도 통영에 한식 마니아들이 나타났다. 한국인보다 한국 음식을 더 잘 알고, 꾸준히 맛을 탐구하는 조니 경후 셀드릭(27세, 영국), 오스틴 기븐스(36세, 미국), 김앤디(37세, 남아공) 씨. 이들은 모두 한국에 정착해 살아가지만 사는 지역도, 직업도, 나이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한식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은 똑같다는데….
이들이 통영까지 온 이유도 특별한 맛을 만나기 위해서다. 이름하여 ‘합자젓국’. 합자는 홍합의 또 다른 이름으로 합자젓국은 통영의 섬에서 전해 내려오는 토속 양념이다. 홍합 삶은 뽀얀 국물이 졸이고 졸아 짙은 갈색빛이 되어야 완성인데, 워낙 많은 양의 재료와 인내심이 필요해 명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해있다. 그들은 통영에서 합자젓국을 직접 만드는 통영 전통음식 요리사 안미정(57세) 씨를 찾아가 만드는 과정을 보고, 맛을 보며 감탄을 자아낸다.
쪽빛 바다에는 제철 맞은 해산물이 넘쳐나는데, 거제도에 사는 조니 씨는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자며 앤디, 오스틴 씨와 함께 거제도로 향한다. 항구의 위판장에서 갓 잡은 수산물 경매를 흥미롭게 구경하던 세 사람은 저녁 식재료를 사서 조니 씨의 집으로 이동하는데….
오늘 요리 담당은 오스틴 씨. 인터넷을 검색해 통영식 장어탕에 도전하는데, 합자젓국과 산초가루가 그의 비밀병기. 한국에 정착해 살아가며 유독 밥상에서 한국인의 정을 많이 느꼈다는 세 사람. 이들의 못 말리는 한식 사랑을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