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 될까, 독 될까 ‘에이스 불펜 카드’

입력 : 2024.10.04 05:00

고영표는 성공…김광현은 실패

PS 초입부터 잦은 변칙 활용

2위 삼성도 원태인 놓고 고민

SSG 김광현이 지난 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5위 결정전 KT와 경기에서 로하스에게 홈런을 맞고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SSG 김광현이 지난 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5위 결정전 KT와 경기에서 로하스에게 홈런을 맞고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영표(33·KT)는 KT가 우승한 2021년 정규시즌에서 평균자책 2.92로 11승(6패)을 거뒀다.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를 거둬들여 ‘가장 안정적인 선발 투수’로 이름을 각인시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고영표는 중간계투로만 3경기를 나갔다. 고영표는 이번 가을에도 중간에서 혼신의 투구 중이다. 9월21일 SSG전에 선발 등판해 86개를 던지며 6이닝 2실점을 기록한 고영표는 일주일 만인 28일 키움과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중간계투로 나가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계획보다 많은 48개를 던지면서 이틀 만에 선발 등판은 어려워진 고영표는 지난 1일 SSG와 5위 결정전에 선발이 아닌 중간계투로 다시 나갔다. 역시 1-2로 뒤지던 7회초 등판했고 1.2이닝을 던진 뒤 8회초 2사후 마무리 박영현에게 연결했다. 18개를 던진 고영표는 2일 바로 시작된 두산과 와일드카드전에서도 불펜 대기했다.

KT는 ‘불펜 고영표’를 앞세워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갔고 이후 에이스를 불펜으로 투입하는 팀들이 가을야구의 시작부터 나오고 있다. 결과는 엇갈린다.

KT와 마지막까지 가을야구 진출을 다퉜던 SSG는 5위 결정전에서 3-1로 앞선 8회말 에이스 김광현을 투입했다. 9월28일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97개를 던졌던 김광현이 사흘 만에 중간계투로 나와 3점 홈런을 맞으면서 SSG는 역전패,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일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두산은 선발 곽빈이 1회 4실점 하자 바로 교체하고 2회부터 또다른 선발 투수 조던 발라조빅을 투입해 4이닝을 맡겼다. 곽빈은 1이닝 36개, 발라조빅은 4이닝 58개를 던졌다.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삼성은 이미 에이스의 중간계투 활용에 대한 고민을 밝힌 바 있다. 최지광이 부상을 당하고 오승환이 부진해 필승계투조 자원이 여의치 않자 올시즌 다승왕인 원태인을 3차전 선발로 돌리고 1차전에 중간에서 필승조가 확실히 잡아줘야 할 1이닝 정도를 짧게 맡길 계획이다. 부상 뒤 플레이오프에서 복귀를 준비하는 코너 시볼드가 3차전 선발로 가고 1차전의 그 중간 1이닝을 맡을 수도 있다고 했다.

매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단기전에서는 선발 5명이 모두 선발 등판할 수가 없다. 불펜이 약할 때 선발을 중간계투로 돌리는 장면은 가을야구에서 가끔 볼 수 있다. 대부분은 시리즈 말미, 결정을 지어야 할 때 내놓는 카드다. 그러나 올해는 사상 최초의 5위 결정전이 탄생할 정도로 역대급 치열했던 순위 경쟁 뒤 숨 돌릴 틈도 없이 가을야구 일정으로 돌입했다. 가을야구의 초입부터 ‘에이스 불펜 카드’가 차례로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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