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공백 채울 적임자 부상
슬럼프 날리고 반등 특명

힘겨운 여름철을 보낸 황희찬(28·울버햄프턴)의 어깨가 무겁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55)은 지난달 30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B조 3~4차전에 나설 대표팀 소집 명단(26명)을 공개했다.
홍 감독은 이 자리에서 허벅지 부위 통증으로 2경기째 결장 중인 손흥민을 무리하게 출전시키는 대신 플랜 B를 가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중미 월드컵까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표팀을 꾸리려면 손흥민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표팀 선수 구성에서 2선 자원이 가장 풍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홍 감독은 “황희찬과 이재성(마인츠), 배준호(스토스시티) 등이 손흥민 대신 뛸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이 가장 믿을 만한 대안은 역시 황희찬이다. 손흥민과 함께 유이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인 황희찬은 지난 시즌 12골 4도움을 기록하면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과감한 침투와 절묘한 골 결정력을 두루 보여주면서 몸값도 폭등했다.
황희찬이 이번 시즌 단 1골도 넣지 못하고 있지만 실력은 아직 살아있다는 평가다. 슬럼프가 시작된 시기였던 지난 9월 오만과 3차예선 B조 원정 2차전(3-1 승)에선 감각적인 선제골을 터뜨렸다.
홍 감독 역시 “이번 소집에서 대체적으로 70분 이상 뛰는 선수들을 뽑은 가운데 유일하게 황희찬만 경기에 뛰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소속팀에서 어려움을 겪던 선수가 대표팀 활약으로 더 나아지는 경우가 있다. 황희찬은 오만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생각한다. 황희찬과 대화를 나눈 뒤 컨디션을 확인하고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황희찬이 대표팀에 소집되기 직전 다시 선발로 출전할 기회를 잡을 가능성도 있다. 오는 5일 브렌트퍼드와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를 치르는데 황희찬은 지난해 브렌트퍼드를 두 차례 만나 3골을 넣었다. 황희찬이 브렌트퍼드전에서 시즌 첫 골을 터뜨릴 수 있다면 4연패로 꼴찌에 머물고 있는 울버햄프턴도 반등을 꾀할 수 있다.
B조 2위(1승1무)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10일 요르단 암만에서 요르단을 상대로 원정 3차전을 치른 뒤 15일 안방으로 이라크를 불러 4차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