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욕심 버린 KT 박경수
후배들 응원·조언 큰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최초의 기록을 쓰고 준플레이오프에 승선한 KT에는 엔트리에는 없지만 항상 동행하는 선수가 있다.
팀 내 최고참 박경수(40·오른쪽)는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모두 제외됐다.
박경수 스스로가 원했기 때문이다. 이강철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 “9월 확대 엔트리 때부터 박경수를 넣으려고 했는데 본인이 고사를 했고 선수 마음을 받아들였다”라고 설명했다.
전력에서 빠졌지만 박경수는 여전히 주장 자리를 지켰다. 정규시즌 동안 후배 선수들이 수비를 하는데 있어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분위기를 다독이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KT는 올해에도 가을 무대에 올랐다.
이 감독은 박경수가 경험이 풍부한만큼 9월부터 팀의 전력에 포함시키려 했으나 그는 그라운드 안 보다는 밖에서 팀에 도움이 되는 방식을 택했다. 그 이유로 “개인적인 욕심을 버리고 팀을 생각하니 답이 나왔다”라고 했다.
박경수는 선수들이 훈련할 때 배팅볼을 직접 던져준다. 정규시즌 때도 종종 했던 일이다.
단기전에서는 수비가 중요하다. 박경수는 내야진들이 수비 훈련을 할 때 2루수 옆에서 자신의 경험을 들려준다. 구단 관계자는 “오윤석이 박경수의 지도를 받고 시즌 막판부터 수비가 좋아졌다”라고 귀띔했다.
경기가 시작되면 박경수는 더그아웃 뒷편으로 물러난다. 대신 선수들을 위해서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한다. 그리고 경기가 끝나고 나면 가장 먼저 달려나와 선수들을 격려한다.
KT는 지난 1일 SSG와의 5위 결정전, 2~3일 열린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그리고 5일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연거푸 승리를 거뒀다. 선수들이 승리를 거둔 뒤 더그아웃으로 걸어올 때 박경수가 가장 먼저 달려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박경수는 2021년 팀이 통합 우승을 하는데 기여했던 주역이었다. 그 해 한국시리즈 MVP까지 차지했다. 지금은 그 때처럼 그라운드에서 직접 팀에 기여할 수 없지만 후배들의 뒤에서 든든하게 버팀목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