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아웃 욕심 대신 줄 건 주자는 생각…실점 뒤에도 많은 이닝 소화”

입력 : 2024.10.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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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걸린 PS 선발승’ LG 임찬규

LG 임찬규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LG 대 KT의 경기 6회초 1사 1루에서 교체되고 있다. 연합뉴스

LG 임찬규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LG 대 KT의 경기 6회초 1사 1루에서 교체되고 있다. 연합뉴스

아버지 떠나보낸 유영찬
슬픔속 호투 고맙고 기특
가족들에게 위로됐으면

임찬규(LG·32)는 지난 6일 KT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마지막 이닝을 더그아웃에서 숨 죽이고 지켜봤다. 9회초 2사 만루의 위기, 마무리 투수 유영찬이 KT 강백호를 뜬공으로 잡아내자 비로소 임찬규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임찬규가 데뷔 14년 만에 첫 가을야구 선발승을 쟁취한 순간이다.

임찬규는 전날 KT전에 선발 등판해 5.1이닝 동안 92개의 공을 던지며 4사구 없이 탈삼진 4개, 피안타 7개, 2실점을 기록했다. 임찬규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김진성, 유영찬이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아내며 LG는 7-2 승리를 거뒀다. LG는 2차전 승리로 준PO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임찬규는 LG를 대표하는 베테랑 선발 투수이지만 유독 가을야구에서는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지난해 KT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3.2이닝 동안 1실점 6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을 기록했다. 처음 두 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지만 피안타가 거듭되며 승계 주자를 남겨둔 채 조기 강판됐다. 당시 경기는 LG의 8-7 역전승으로 끝났으나 임찬규는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임찬규는 2019년 준플레이오프 키움전, 2021년 준플레이오프 두산전에도 선발 등판했으나 성적이 좋지 않았다. 2019년에는 1이닝 2실점 후 강판됐고 2021년에는 2.1이닝 동안 3실점 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전날 승리가 임찬규에게 더 값진 의미가 있는 이유다.

임찬규는 전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제가 그동안 가을에 약한 모습을 보였고 팬분들도 저의 그런 점을 아시리라 생각한다”라며 “개인적으로 좀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지만 마운드에서 침착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경기가 새로운 가을 커리어의 시작점이 된 것 같다”라며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임찬규는 전날 2회와 3회 1점씩을 잃고도 흔들림 없이 4회와 5회를 막아냈다. 그는 “한 점도 안 줄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가진 않았다”라며 “셧아웃을 시켜야겠다는 마음보다는 빅 이닝만 만들지 말자, 천천히 줄 거 주면서 가자는 생각으로 던졌다. 이런 마음가짐 덕분에 실점 후에도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임찬규는 “최대한 정규 시즌과 같은 느낌으로 경기하려고 했는데 마운드에 올라가니 긴장되더라”라며 “3회까지 저도 모르게 스트라이크 존 한복판으로 직구를 던진 게 많아서 안타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박)동원이 형이랑 수정해서 4회부터는 정규 시즌과 같은 커맨드가 나왔다”라며 “예전 포스트시즌에서 공을 많이 맞으면서 쌓인 경험들이 값진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임찬규는 준PO 직전 부친상을 당한 후배 유영찬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임찬규는 “영찬이가 발인 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바로 복귀를 했는데 정말 기특하고 고맙다”라고 말했다. 임찬규 역시 2021년 시즌 도중 부친상을 당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는 “큰일을 겪고 나서 생각보다 더 긴 시간 마음이 아프고 힘들 거다. 저 역시 그랬고 지금도 힘든 상황이다”라면서도 “영찬이가 팀과 가족, 팬들을 위해 오늘 좋은 피칭을 해준 것이 가족들에게 큰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 힘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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