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해결사는 역시 오스틴 딘(31)이었다.
오스틴은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3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오스틴이 2-3으로 밀리던 5회초 1사 1·2루에서 좌완 선발 웨스 벤자민을 상대로 터트린 역전 스리런포가 이날의 결승타가 됐다. 경기 중반 오스틴의 결정적인 ‘한 방’으로 경기를 뒤집은 LG는 KT를 6-5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2승1패가 된 LG는 앞으로 1승만 추가하면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낸다.
오스틴은 홈런 상황을 돌아보며 “두 번째 타석에서 공이 잘 보여서 무리하다가 삼진을 당했다”며 “(홈런 타석인) 세 번째 타석에선 마음을 비우고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오스틴은 벤자민의 초구 몸쪽 낮은 커터를 걷어 올려 왼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후 “오스틴의 3점 홈런으로 분위기가 확실히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고 짚었다. 이강철 KT 감독도 “벤자민의 실투라기보다 오스틴이 잘 쳤다”고 상대 선수인 오스틴의 타격을 인정했다.
오스틴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벤자민을 상대로 3회 선제 스리런포를 때린 기억이 있다. 그는 “한국시리즈 홈런이 선취점을 뽑는 홈런이라 더 의미 있었다”면서도 “똑같이 가을야구 나온 홈런이라 크게 다르진 않다”고 말했다.
더운 날씨로 유명한 미국 텍사스주 출신인 오스틴은 지난해 11월 한국시리즈를 치르며 한국의 추위를 처음 경험했다. 추운 날씨에 야구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지만, 지금은 추위를 기다린다. 한국시리즈까지 길게 야구하고 싶다는 뜻이다.
오스틴은 “올해도 추운 날씨에 야구를 하게 되면 팀원들과 뒤엉켜 있고 싶다”며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똘똘 뭉쳐 서로의 온기를 느꼈던 경험을 다시 한번 하고 싶다”고 바랐다.
그러나 아직 한국시리즈까지 갈 길이 멀다. 당장은 준플레이오프를 뚫는 것이 우선이다. 오스틴도 들뜨지 않았다. 그는 “작년처럼 위에 있는 게 아니니까 집중해서 올라가야 한다”며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