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죽었다’ 긴 여운 남겼다

입력 : 2024.10.09 10:48
CJ ENM 드라마 프로젝트 ‘O’PENing(오프닝) 2024’의 다섯 번째 작품 ‘아들이 죽었다’

CJ ENM 드라마 프로젝트 ‘O’PENing(오프닝) 2024’의 다섯 번째 작품 ‘아들이 죽었다’

장승조, 이설의 ‘아들이 죽었다’가 강렬하면서도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지난 10월 8일 CJ ENM 드라마 프로젝트 ‘O’PENing(오프닝) 2024’의 다섯 번째 작품 ‘아들이 죽었다’(연출 나지현/ 작가 이수진)가 방송됐다. 배우들의 열연, 섬세한 연출, 숨 막히는 서스펜스 등 여러 요소가 한데 어우러지며, 또 한 편의 웰메이드 단막극이 탄생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아들이 죽었다’는 짧은 시간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하는 단막극의 매력을 완벽히 입증해 보였다.

대한민국 대표 배우 태환(장승조 분)은 유복한 집 자식으로 태어나 실패 한번 없는 탄탄대로의 인생을 살아왔다. 늘 본인이 최고야 되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태환에게 연기력은 유일한 콤플렉스였다. 라이벌 재우(박성훈 분)의 해외 진출 소식을 접한 날, 열등감이 극에 달한 태환은 만취할 때까지 술을 마셨고, 대리기사(신문성 분)와 함께 귀가하던 중 차 안에서 잠에 빠져들었다.

태환이 깼을 때 대리기사는 증발한 듯 사라진 후였다. 태환은 어느샌가 운전석에 앉아 있었고, 차량은 도로 울타리를 들이받은 채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모든 증거가 태환의 음주 운전 사고를 가리키던 그때, 차검사(이설 분)가 등장해 거절할 수 없을 만한 솔깃한 제안을 건넸다. 법무부에서 기밀 개발 중인 가상 현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공소를 취하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태환은 ‘아버지를 연기하며 아들을 지켜라’라는 미션을 들고, 가상 현실 속 아들 수찬(최자운, 고동하 분)의 아버지 연기를 시작했다. 처음엔 그저 연기였지만, 태환은 어느덧 진짜 아버지의 마음으로 수찬을 사랑하게 됐다. 태환의 부성애가 짙어질수록, 두 사람을 드리우는 어두운 그림자도 커져만 갔다. 태환은 ‘아들이 죽는다’라는 이야기의 결말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태환은 수찬의 죽음과 연관된 모든 진실을 직접 마주해야 했다. 수찬을 죽게 한 음주 운전 사고의 가해자는 태환 자신이었다. 가상 현실 프로그램으로 태환을 이끈 차검사는 죽은 수찬의 소꿉친구 지안이었고, 증발한 듯 사라졌던 대리기사 석철은 수찬의 친부였다. 가해자 태환이 피해자 유족들의 기억을 재구성해 만든 가상 현실에 들어가 그들의 고통을 똑같이 경험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모든 사실이 밝혀졌지만, 현실은 그대로였다. 수찬의 음주 운전 사고에 대해 태환이 직접 재심을 청구하며 본인이 진범임을 주장했으나 권력가인 아버지의 뒷배로 재심은 기각됐다. 그러자 태환은 스스로 가상 현실 속으로 향했다. 수찬의 사고 장면을 되풀이하며, 온몸으로 수찬을 구하기 위해 내달렸다. 끝없는 고통에 몸을 내던져 스스로 벌을 받기를 선택한 것이다. “난 당신이 평생 그 아이를 살리지 못했으면 좋겠어”라는 차검사의 나지막한 한마디는 씁쓸하고도 먹먹한 여운을 남겼다.

‘아들이 죽었다’는 ‘진정한 죄의 철퇴는 무엇일까’에 대해 고심하게 하는 묵직한 결말로 깊은 울림을 던졌다. 촘촘한 서스펜스가 짜릿한 긴장감을 유발했고, 예측 불가의 전개와 디테일한 연출이 충격을 배가했다. 혼신을 다한 장승조의 열연은 시청자들의 숨통을 틀어쥐었으며, 이설의 깊은 표현력 역시 뇌리에 깊게 박혔다. 뿐만 아니라 박성훈, 황영희, 신문성, 최자운, 고동하 등 모든 배우들이 찰나의 순간만으로도 막강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비극적이지만 그래서 더 의미 있었던 ‘아들이 죽었다’가 남긴 여운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다.

한편 ‘O’PENing(오프닝)’은 CJ ENM 신인 창작지원 사업 오펜(O’PEN)’을 통해 배출된 신인 작가 작품으로 구성된 드라마 프로젝트로, 자유로운 형식과 참신한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들을 선보이며 큰 호평을 받았다.

‘아들이 죽었다’를 이을 여섯 번째 작품 ‘수령인’은 10월 13일 일요일 밤 10시 40분 OCN과 OCN Movies2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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