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이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며 ‘한강의 기적’을 썼다.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수난 또한 재조명되고 있다.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박영수 특검팀은 당시 문화체육관광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한강이 포함된 사실을 알렸다.
문체부가 한강이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날상 부문을 수상하자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 명의의 축전을 보낼 것을 건의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이를 거절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는 역대 관례와 다른 박 전 대통령의 행보다.
당시 한강의 부친이자 소설가 한승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출전 안 보내주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며 “딸은 박 전 대통령의 축전을 반가워하지 않을 것이고 영광스럽게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한강이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블랙리스트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진 상황이다. 한강을 비롯해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한국 문화의 위상을 높인 성과를 거둬왔기 때문이다.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이들 중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 최초 오스카상 4관왕이라는 쾌거를 올렸고 박찬욱 감독 또한 ‘올드보이’ 등의 영화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휩쓰는 등 이들 모두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황동혁 감독도 포함돼 있는데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으로 세계적 반열이 오르는 등 그 또한 K컬처의 글로벌 인기에 힘을 보탠 인물이다.
여기에 한강 또한 노벨 문학상 수상이라는 한국 최초, 아시아 최초의 기록을 세우면서 ‘박근혜의 안목’이라는 비아냥이 잇따르고 있는 상태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일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했다며 그의 작품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했다.
한강은 노벨상 측과의 인터뷰에서 “어릴 때부터 책과 함께 자랐고 한국 문학과 함께 성장했다고 할 수 있다”며 “한국 문학 독자들과 동료 작가들에게 좋은 소식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