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축구 훈련기관 ‘SON축구아카데미’에서 소속 아동을 학대한 혐의로 손웅정 감독과 코치진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11단독 김택성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약식 기소된 손 감독과 손흥윤 수석코치, A 코치 등 3명에게 각각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또한 피고인들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3월 19일 피해 아동 측의 고소로 시작됐다. 고소인 측은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이던 3월 9일 손흥윤 수석코치가 허벅지 부위를 코너킥 봉으로 때려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피해 아동 팀이 경기에서 패배한 후, 손 수석코치가 선수들에게 골대에서 중앙선까지 20초 안에 뛰어오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를 수행하지 못한 4명의 선수가 체벌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손 감독의 반복적인 욕설과 A 코치의 신체적 폭력도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건이 불거지자 손 감독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말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며 “시대의 변화와 법적 기준을 제대로 따르지 못한 점을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해 아동을 신체적 또는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손 감독 등을 약식기소했다.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요청했으나, 아카데미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은 요청하지 않았다.
피고인들은 약식기소 직전 법원에 각 200만원씩 총 600만원을 공탁했으나, 피해 아동 측은 이를 거부했다.
피해 아동 측 변호를 맡은 류재율 변호사는 “피해자가 어리고, 가해자가 3명이며, 합숙 상황에서 지속적인 학대가 있었다”며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벌금 300만원은 다른 사건에 비해 상당히 관대한 처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SON 아카데미 측이 이를 계기로 욕설과 폭행 없는 교육 방식으로 개선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