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면 일단 뛰었다. 시리즈 내내 그랬다. 마지막까지 그랬다. LG가 준플레이오프(준PO) 5차전까지 도루 12개를 기록하며 단일시즌 준PO 역대 새 기록을 세웠다. 기존 기록인 2011년 SK(현 SSG)의 6도루 기록에 딱 2배다. 11일 잠실에서 열린 5차전 3회말 도루 하나를 추가한 신민재도 이번 시리즈에서만 5도루를 성공하며 준PO 통산 개인 최다 도루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NC 손아섭 등 8명이 보유한 4도루다. 손아섭 등의 4도루는 통산 준플레이오프를 통틀어 세운 기록이다. 신민재는 이번 시리즈 5경기에서만 100% 성공률로 5도루를 기록했다.
LG는 시리즈 첫 경기부터 도루 3개를 기록하며 원 없이 달리고 또 달리는 시리즈를 예고했다. 2차전 도루 3개를 추가했고, 수원에서 열린 3·4차전 들어서도 각각 1개와 2개씩 도루를 추가했다. 잠실로 돌아온 5차전, LG는 이날 또 도루 3개를 성공시켰다. 잠실 구장에서 열린 1·2·5차전에서 모두 1경기 3도루씩 기록한 것이다. ‘빅볼’을 추구한 수원과 비교해 잠실에서는 말 그대로 작정하고 달렸다.
KT 배터리는 시리즈 마지막까지 답을 내지 못했다. 5차전까지 LG 주자들이 14차례 도루를 시도하는 동안 2차례 밖에 잡아내지 못했다. 포수 장성우가 집요하게 공략 당했다. 도루 부담은 장성우의 플레이 전반에 악영향을 끼쳤다. 장성우는 준PO 5경기 동안 실책만 4개를 범했다. 기록으로 남지 않은 아쉬운 수비도 있었다. 타석에서도 19타수 3안타로 부진했다. 마지막 5차전, 첫 두 타석에서 큼지막한 타구를 연달아 날렸지만 모두 펜스 앞에서 잡혔다. 운마저 따르지 않았다.
LG의 작정하고 달리는 야구가 플레이오프에서도 통할 지는 두고볼 일이다. 정규시즌 KT의 도루저지율은 20.7% 리그 최하위였다. 플레이오프 상대인 삼성은 29.8%로 NC(36.7%) 다음으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