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의 10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방송가가 나섰다.
오는 27일은 신해철의 사망 10주기다. 그는 장협착증 수술을 받은 뒤 통증을 호소하다 심정지로 갑작스레 사망했다. 이로 인해 의료 사고 논란이 불거졌고 대법원은 신해철의 수술 집도의에게 징역 1년과 의사 면허 취소를 선고했다.
신해철은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 무한궤도라는 밴드로 참가해 대상을 받으며 데뷔했고, 이후 솔로와 밴드 넥스트로 활동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가수 활동뿐만 아니라 라디오 DJ와 사회 운동가로도 활동하면서, 사회적·정치적 문제와 관련한 여러 발언을 남기며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 ‘마왕’이라는 별명으로 영향력을 끼쳤다.
이에 그가 사망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의 행적들이 다양한 곳에서 회자 되며, 그를 그리워하는 추모의 물결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방송가 역시 10주기를 맞아 신해철을 기리는 여러 방송으로 함께 애도한다.
KBS2 ‘불후의 명곡’은 오는 12일 ‘故 신해철 추모 10주기 특집’으로 꾸며진다. 이날 방송에는 신해철에게 음악적으로 큰 영향을 받거나 특별한 인연을 가진 가수들이 출연해 헌정 무대를 꾸민다. 홍경민은 “대학생이 되면 신해철처럼 대학가요제에 나가는 게 내 목표였다”고, 크라잉넛은 “반짝반짝한 불꽃을 우리에게 주셨던 분”, 포르테나는 “영원한 가요계 마왕”이라고 신해철에 대한 추억을 회상한다.
이날 방송에는 지난 2015년 방송된 ‘신해철 1주기 특집’ 때도 현장에 참석했던 신해철의 아들 신동원 군이 또 한번 출연해 의미를 더한다. 10년이 지나 훌쩍 자란 동원 군이 아버지의 명곡으로 가득 찬 무대를 즐기며 박수와 감사를 보냈다고 전해져 기대감을 더한다.
지난 9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말미에는 동원 군과 신해철의 딸 신하연 양의 출연이 예고됐다. 영상 속 유재석은 폭풍 성장한 두 자녀를 보자 “순간 해철 형님이 들어오시는 줄 알았다”며 똑 닮은 외모에 놀라워했다. 동원 군은 “저도 크면서 아버지를 인터넷에 검색해 봤다”고, 하연 양은 자신의 생일에 아버지가 써준 메시지라며 ‘그래도 쉬엄쉬엄 편하게 하자’라는 신해철의 인생 가치관이 담긴 조언을 소개하며 신해철에 대한 추억과 이야기를 전한다. 해당 방송은 오는 16일 공개된다.
앞서 MBC는 지난 4일과 5일 이틀에 걸쳐 다큐 ‘우리 형, 신해철’을 방송했다. 신해철이 진행한 MBC 라디오 ‘FM 음악도시’ 애청자였던 배우 전미도가 내레이터로 나섰던 해당 방송에서는 MBC ‘100분 토론’ MC였던 손석희, 가수 싸이, 현진영, 그룹 H.O.T 출신 문희준, 크라잉넛, 부활의 김태원, 페퍼톤스 등이 출연해 신해철에 대한 추억을 나눴다.
손석희는 간통죄 폐지, 대마초 합법화 등 쉽지 않은 주제의 토론에서도 특유의 유머를 잃지 않았던 고인을 “매우 뛰어난 논객”이라며 “그런 주제를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설득력과 유머가 있었다”고 ‘마왕’다웠던 면모를 전했다. 싸이와 문희준은 각각 신해철을 “자신을 월드스타로 거듭나게 한 자양분” “아버지와 같았다”고 밝히며 ‘인간’ 신해철의 따뜻했던 마음을 알렸다.
SBS ‘과몰입 인생사2’는 지난 10일 두 번째 시즌의 마지막을 신해철의 이야기로 장식했다. 방송에서는 신해철의 절친이자 선배 가수인 김종서가 출연해, 고인이 달려왔던 독보적인 행보에 대해 이야기 했다.
한국 최초로 영어 랩을 곡에 넣고 헤비메탈, 프로그레시브록, 오페라 등을 활용한 음악까지 한국 대중음악사에 획을 그은 음악적 실험정신은 물론, 세상의 불평등과 약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던 ‘논객’으로서의 모습까지, 그의 파란만장했던 인생이 그려지며 뭉클함을 안겼다. 김종서는 방송 말미 신해철이 다음 세상에서도 친구로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날아라 병아리’ 무대를 펼쳤다.
공연계에서는 10주기 트리뷰트 콘서트 ‘마왕 10th : 고스트 스테이지’가 예정됐다. 오는 26일과 27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개최되는 이번 공연은 밴드 넥스트의 멤버들과 고유진, 홍경민, 김동완, 싸이, 김범수, 슈퍼주니어 예성, 마마무 솔라, 밴드 넬, 해리빅버튼, 전인권밴드, 이승환, 국카스텐, 에피톤 프로젝트,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무대에 올라 신해철의 명곡들을 재해석한 무대를 선보이며 음악 축제의 장을 선보일 전망이다. 이에 더해 ‘마왕의 아지트’라는 특별 전시회까지 더해져 신해철을 추억하는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