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는 예고편?···삼성-LG 만난 플레이오프, 진짜 불펜 대전이 열린다

입력 : 2024.10.13 10:57 수정 : 2024.10.13 10:58
삼성 박진만 감독(왼쪽)과 LG 염경엽 감독

삼성 박진만 감독(왼쪽)과 LG 염경엽 감독

LG와 KT의 준플레이오프는 그야말로 현란한 불펜 운용 시리즈였다.

정규시즌 마지막부터 5위 결정전에 이어 가을야구로 쉬지 않고 돌입했던 KT는 일정상 선발 고영표를 중간계투로 기용해 불펜을 보강했다. 시즌 내내 필승계투조가 부실했던 LG는 외국인 선발 에르난데스를 아예 가을에는 중간계투로 쓰기로 했다. 5선발 손주영까지 중간에 기용하며 결국 이 선발 투수들을 언제 투입하는지가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승부처가 됐다.

그렇게 LG가 올라간 플레이오프는 더 치열한 불펜 대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규시즌 2위를 하고 기다려왔던 삼성 역시 고민했던 불펜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고 LG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삼성 오승환. 연합뉴스

삼성 오승환. 연합뉴스

삼성은 시즌 막바지 급격히 부진했던 오승환을 2군으로 보낸 뒤 구위 회복을 확인하지 못해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제외했다. 1차전 선발로 계획했던 코너 시볼드마저 부상에서 완쾌하지 못해 역시 제외됐다.

선발 원태인을 1이닝 불펜으로 기용하려던 계획과 좌완 선발 백정현을 중간계투로 넣으려던 계획도 모두 물거품 됐다. 삼성은 김재윤, 임창민, 송은범으로 사실상 가을야구 불펜을 끌고가야 할 듯 보인다. 셋 다 가을야구 경험을 갖고 있다. 김재윤과 임창민은 올시즌 홀드왕 경쟁을 펼쳤던 투수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규시즌에 낙폭이 매우 큰 기복을 보였다는 점, 최상의 필승조 조합에서 최지광과 오승환이 한꺼번에 이탈했다는 점에서 삼성은 불안감을 갖고 있다.

삼성은 레이예스, 원태인과 함께 가을야구에는 처음 나서는 좌완 이승현, 황동재로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하기로 했다. 선발진에서 외국인 투수 1명이 빠진 여파가 불펜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LG 에르난데스. 연합뉴스

LG 에르난데스. 연합뉴스

LG 불펜 역시 여유는 없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가을용 불펜으로 전환한 에르난데스가 5경기 전부 등판해 7.1이닝을 던지고 2세이브 1홀드를 거뒀다. 손주영도 2경기에 중간 등판해 7.1이닝을 던지고 1승 1홀드를 기록했다. 둘을 불펜에 기용하지 않았다면 LG가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불펜에서 둘의 비중이 비대했다.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데 성공은 했지만 오히려 준플레이오프를 통해 LG의 불펜 약점은 더욱 선명히 드러났다.

LG는 손주영을 플레이오프에는 선발 투수로 기용하겠다고 했다. 5경기를 전부 등판한 에르난데스의 플레이오프 컨디션 역시 미지수다. 4차전에서 정우영이 조금 살아난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LG가 1~2점 차 접전 때 확실히 믿고 낼만한 투수는 에르난데스뿐이다. 필승계투조인 김진성과 유영찬을 중심으로 기존 계투진이 스스로 비중을 늘리지 못하는 한 플레이오프에서도 LG는 에르난데스에 의존하며 힘겨울 시리즈를 치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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