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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현·구교환·한소희·이유미가 말아주는 퀴어, 어렵지 않아요

입력 : 2024.10.13 16:00
배우 노상현, 구교환, 한소희, 이유미(왼쪽 위 시계방향), 사진|각 소속사

배우 노상현, 구교환, 한소희, 이유미(왼쪽 위 시계방향), 사진|각 소속사

대한민국 대표 청춘스타들이 최근 퀴어 연기에 도전하고 있다. 영화 ‘탈주’ 구교환을 시작으로 ‘대도시의 사랑법’ 노상현,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 이유미, ‘폭설’ 한소희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가을 극장가를 퀴어 감성으로 물들이는 건 ‘대도시의 사랑법’ 속 ‘흥수’로 분한 노상현이다.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노상현은 성정체성의 비밀로 인해 세상을 밀어내고 자신을 감추려는 ‘흥수’ 역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기존 퀴어 영화에서 성소수자들의 현실을 아주 무겁게 그려내려고 했다면, ‘대도시의 사랑법’ 속 흥수의 이야기는 청춘의 고민의 하나처럼 산뜻하고 경쾌하게 다룬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포스터.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포스터.

또한 이 영화는 ‘성소수자의 현주소’에 집중하기 보다는 자유연애주의자 재희(김고은)와 흥수의 우정에 집중하면서,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에 포커스를 맞춘다. 이 때문에 ‘대도시의 사랑법’은 소재를 넘어서 다양한 연령과 성별을 아우를 수 있도록 잘 만들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노상현 역시 처음으로 성소수자 역을 연기한 것에 대해 “남다르게 생각하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지 않나. 실제 취재를 위해 성소수자들과 만나보니 그들의 고독함, 답답함 등이 느껴져서 진심으로 연기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탈주’ 속 구교환(왼쪽)과 송강.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탈주’ 속 구교환(왼쪽)과 송강.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앞서 ‘탈주’에서 미묘한 감정 선타기를 연기한 구교환도 마찬가지다. 극 중 북한 보위부 장교 ‘리현상’(구교환)이 자유가 제한된 체제 안에서 과거 선우민(송강)과 묘한 관계를 이루는 것이 영화의 또 하나 셀링포인트가 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애초 ‘선우민’은 여성 캐릭터로 설정되었지만 “짧은데 임팩트가 있었으면 했다”는 이종필 감독의 아이디어로 이처럼 퀴어적 요소로 탈바꿈했고, 구교환의 명연기가 더해지며 탈주·추적극 외 또 다른 매력으로 자리잡았다.

영화 ‘우. 천. 사’와 ‘폭설’ 공식포스터.

영화 ‘우. 천. 사’와 ‘폭설’ 공식포스터.

여성들의 퀴어 영화도 눈에 띈다. 넷플릭스 히트작 ‘오징어 게임’의 히로인 이유미는 1999년 세기말, 세상이 멸망할지라도 어디든 함께일 주영(박수연)과 예지(이유미)의 가장 순수했던 그 시절의 온기를 그린 Y2K 로맨스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에 출연해 색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24회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을 수상하고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페스티벌 초이스에 선정된 주목할만한 독립예술영화로 인정받아 개봉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오는 16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

한소희의 데뷔 초 연기가 담긴 ‘폭설’도 빼놓을 수 없다. 하이틴 스타 ‘설이’(한소희)와 운명처럼 가까워진 배우 지망생 ‘수안’(한해인)이 서로에게 솔직하지 못해서 엇갈렸던 시절을 지나 다시 서로를 찾아가는 겨울의 사랑이야기로, 한소희의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하다. 퀴어적 감성은 물론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주인공들이 겪는 감정적 성장과 그 속의 상처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울림을 전달한다.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선정작으로, 오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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