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표 중 29표’ 생애 첫 월간 MVP 삼성 구자욱
구자욱 I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주장 구자욱(31)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생애 첫 월간 MVP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KBO는 지난 11일 “구자욱이 9~10월 월간 MVP 기자단 투표 30표 중 29표, 팬 투표 39만5194표 중 22만1373표를 받아 총점 76.34점으로 LG 홍창기(6.14점)를 큰 점수 차로 제치고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구자욱은 9월 이후 16경기에서 타율 0.500(1위), 9홈런(1위), 24타점(1위), 18득점(2위), 장타율 1.017(1위), 출루율 0.559(1위) 등을 기록했다.
성적이 9월 이후에만 좋았던 게 아니다. 올시즌 129경기에 나가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 장타율 0.627 출루율 0.417을 기록했다. 홈런, 장타율, 타점은 모두 데뷔후 최고 기록을 냈다. 리그 전체에서도 타율 4위, 홈런 5위, 타점 4위, 출루율 4위, 장타율 3위 등 타격 각종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구자욱의 활약을 앞세워 삼성은 정규시즌 2위에 올라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정작 구자욱도 자신의 성적에 놀라고 있다. 구자욱은 “장타율 6할은 처음 쳐 봤다. 나도 이런 기록을 세울 수 있는 선수구나라는 사실을 알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기록을 매일 찾아보던 시절과는 다른 모습이다.
과거를 돌아본 구자욱은 “욕심과 자신감이 항상 가득차 있었던 어린 시절에는 실망도 더 크게 했다. 그 때는 후회스러운 날도 많았다”라고 돌이켰다.
홈런을 치기 위해 타격폼에 변화를 줬다가 밸런스가 무너지며 꼬인 적도 있었다. 구자욱은 “올해는 ‘홈런을 치고 싶다’는 생각을 단 한 순간도 하지 않았다. 세게 치려고도 하지 않고 강한 타구를 만들겠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무심하게 타석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타석에서 집중한 부분은 단 한 가지, 바로 ‘타이밍’이었다. 구자욱은 “‘스트라이크는 다 친다’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대했다”며 “거의 타이밍만 봤다. 공만 보고 친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다”라고 밝혔다.
구자욱은 지난해부터 타격폼을 정립한 후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거의 타격폼이 바뀌지 않고 동일하게 이어졌다. 세밀한 부분이 바뀐 것도 있지만 누가 찾아낼 수 없을 정도의 작은 부분”이라며 “원래는 매 타석 타격폼을 바꾸면서 예민할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예민하지 않게 타석에 들어선 게 좋았다”라고 했다.
2012년 프로 무대에 입문한 구자욱이 타격폼은 물론 마음까지 단단하게 굳히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구자욱은 “지금까지 해 온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내가 신인이었으면 생각이 많았을텐데 연차가 쌓인게 큰 도움이 됐다. 그래서 지금의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플레이오프에서도 같은 마음가짐을 유지할 계획이다. 구자욱은 “장타를 칠 수 있는 공이 들어온다면 놓치지 않게 준비를 잘 해야될 것 같다. 또 자신감에서 장타가 나오기 때문에 잘 준비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