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진호가 불법 도박을 자수해 파문이 일었다.
이진호는 14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며 “2020년 인터넷 불법도박 사이트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됐고, 감당하기 힘든 빚을 떠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인들의 따끔한 충고와 제가 사랑하는 이 일을 다시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도박에서 손을 뗄 수 있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에게 금전적 도움을 받은 상태였다”며 “매월 꾸준히 돈을 갚아 나가고 있고, 죽을 때까지 이 빚은 꼭 제힘으로 다 변제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진호는 매일 불안감에 시달렸다고 고백하며 “너무나 부끄럽고, 죄송하다. 방송에 나오는 유명인으로서 본분을 잊고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망쳐버린 지난날이 진심으로 후회스럽다”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그것을 숨기기에 급급했던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께도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 드린다. 경찰 조사 역시 성실히 받고 제가 한 잘못의 대가를 치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진호의 불법 도박 고백에 약 10여 년 전 스타들이 대거 연루됐던 불법 스포츠 도박 사건이 소환됐다. 지난 2013년 3월 방송인 김용만의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가 알려졌다.
그는 불법 사이트에 접속해 무려 10억원 가량을 상습 베팅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김용만에게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후 검찰이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와 브로커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스타들이 대거 연루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강력부는 가수 탁재훈·앤디·토니 안, 개그맨 이수근·양세형, 붐 등을 소환해 조사했으며, 이들은 모든 TV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이들이 손 댄 불법 도박은 휴대전화 문자를 이용해 해외 프로 축구 우승팀에 돈을 거는 일명 ‘맞대기’도박이었다. 당시 개그맨 공기탁은 가장 많은 약 18억 원을 배팅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베팅 액수가 많았던 이수근, 탁재훈, 토니 안, 공기탁은 불구속기소 되고 베팅 액수가 적었던 붐, 양세형, 앤디는 약식 기소됐다. 양세형은 300만원, 붐과 앤디는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듬해 5월 양세형은 tvN ‘코미디 빅리그’로 복귀했고, 붐 역시 케이블인 E채널 ‘용감한 작가들’을 통해 복귀 후 2015년엔 지상파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이수근은 2015년 JTBC ‘아는 형님’을 통해, 앤디도 그룹 신화의 컴백과 더불어 복귀했으며, 토니안, 김용만 역시 케이블 채널과 종편 예능을 통해 복귀했다. 탁재훈은 자숙 3년 차 Mnet ‘음악의 신’으로 돌아왔으며 MBC 역시 출연 정지가 해제돼 그 해 ‘라디오스타’에도 게스트로 출연했다.
당시 도박에 연루됐던 스타들은 대부분 복귀해 활동 중이지만, 이번 이진호의 불법도박 사건은 과거 사례 보다 더욱 심각하다. 이날 텐아시아에 따르면 이진호는 BTS 지민, 가수 영탁·하성운, 개그맨 이수근 등 동료 연예인에게 돈을 빌렸고 사채까지 끌어 썼다. PD와 작가에 이어 급기야는 그가 일부 연예인 지인들에게까지 급전을 요구하자 연예인들이 이진호를 상대로 사기죄 고소 및 출연료 가압류 신청을 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파문에 그가 출연 중인 프로그램은 비상이 걸렸다. 그는 JTBC ‘아는 형님’에 출연 중이며 넷플릭스 ‘코미디 리벤지’가 15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관련해 소속사 SM C&C 측은 “제작진과 만나 향후 조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소속사 측이 그의 범죄 관련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묵인하고 프로그램에 출연시켰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