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천재 바둑 소녀’ 나카무라 스미레(15) 3단이 이창호 9단이 갖고 있던 기록을 하나 넘어섰다.
스미레는 지난 13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4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12라운드 4경기에서 조승아 7단에 21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 대국은 스미레가 지난 3월 한국기원으로 이적한 뒤 225일 만에 치른 100번째 대국이다. 이로써 스미레는 종전 최단기간 100국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이창호의 601일을 무려 376일이나 앞당긴 새 기록을 세웠다. 여자 기사 중에서는 김은지 9단이 기록한 703일에 최단기간 기록이었다.
스미레는 100국을 치르면서 66승34패, 승률 66%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여자 기사들을 상대로 39승10패, 승률 79%도 압도적이었고, 남자 기사들을 상대로도 27승24패로 승률 5할을 넘겼다. 지난 4월 처음 바둑랭킹에 진입해 전체 217위, 여자 16위에 올랐던 스미레는 10월 랭킹에서는 전체 131위, 여자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현재 제29기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 4강에 올라 있는 스미레는 한국여자바둑리그에서는 10승2패로 고공질주하며 소속팀 평택 브레인시티를 1위로 이끌고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비공식 대회인 제7회 국제바둑춘향 선발대회에서 당시 여자 랭킹 4위였던 오유진 9단을 꺾고 이적 3개월여 만에 깜짝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2017년부터 2년여 가량 한종진 바둑도장에서 바둑을 배운 스미레는 2019년 4월 일본기원 사상 최연소인 만 10세30일의 나이로 특별 입단했다. 2023년 2월에는 여류기성전에서 타이틀을 획득하며 일본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더 강해지고 싶다”는 뜻과 함께 한국으로 이적을 선언, 한일 양국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