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애런 저지가 부진하다지만 문제는 없다. 후안 소토가 있다. 그리고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있다.
뉴욕 양키스가 15일(한국시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홈 1차전에서 클리블랜드를 5-2로 꺾었다. 소토가 3회말 선제 1점 홈런을 때렸고, 4-1로 앞서던 7회말 스탠튼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1점 홈런을 쳐냈다. 선발 카를로스 로돈이 6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정규시즌 타율 0.233으로 부진했던 스탠튼이 포스트시즌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디비전시리즈(ALDS) 네 경기를 포함해 이날 ALCS 1차전까지 다섯 경기에서 19타수 7안타로 타율 0.368에 홈런 2개를 기록 중이다.
올해 양키스의 고민은 저지와 소토 2명에게 타격 생산성이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점이었다. 100을 평균으로 하는 정규시즌 조정OPS(OPS+)로 따졌을 때 저지가 223, 소토가 178이라는 경이적인 숫자를 기록했지만 나머지 타자들의 성적은 고만고만했다. 어김없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시즌 114경기만 출장한 스탠튼이 OPS+ 115를 기록했고, 포수 오스틴 웰스와 2루수 글레이버 토레스가 간신히 평균치를 찍었다. 나머지 타자들의 생산성은 크게 떨어졌다. 저지와 소토 둘 중 하나라도 포스트시즌 부진하다면 팀 공격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
우려대로 저지가 포스트시즌 부진에 빠졌다. 이날까지 15타수 2안타에 홈런은 하나도 치지 못했다. 그러나 양키스는 계속해서 이겨나가고 있다. 소토가 건재한 데다, 건강한 스탠튼이 가을 무대에서 돈값을 하고 있다. 투수들도 분전 중이다.
이날 선발승을 따낸 로돈은 6이닝을 던지는 동안 25차례 헛스윙을 끌어냈다. MLB닷컴은 “투구 추적 시스템이 도입된 2008년 이후 포스트시즌 4번째로 많은 헛스윙 기록”이라고 전했다. 로돈은 볼넷 없이 3안타만 내줬고, 6회 피홈런 하나로 유일한 실점을 기록했다.
로돈은 캔자스시티와 ALDS 2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3.2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했다. 부진했던 그를 ALCS 1차전 선발로 내보내는 것을 두고 양키스 내부에선 논란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로돈은 전과 다른 투구로 우려를 깨끗하게 씻어 냈다.
로돈은 ALDS 4차전 7이닝 1실점 완벽투로 양키스의 시리즈 최종 승리를 결정 지은 에이스 게릿 콜의 투구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마지막 이닝까지 ‘로봇처럼’ 던지는 에이스를 보면서 포스트시즌 어떻게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지 연구했다는 것이다.
시리즈 돌입 전부터 이미 전문가들은 양키스의 압도적인 우세를 전망했다. ESPN 조사에서 전문가 13명 중 12명이 양키스 승리를 점쳤다. MLB닷컴도 45명 중 33명이 양키스의 손을 들었다. 객관적 전력 우세에다 1차전 승리까지 따내며 양키스가 월드시리즈로 향하는 확실한 발판을 만들었다. 역대 7전 4선승제 모든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은 193차례 중 123차례나 최종 승리를 따냈다. 확률로 따지면 64%다. 구장 기준 현행 2-3-2 포맷의 시리즈로 따지면 1차전 승리 팀의 상위 라운드 진출 확률은 99차례 중 66차례로 67%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