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미가 별세한 가운데, 그가 생전 얘기했던 자신의 장례식과 영정사진 대해 언급한 말에 시선이 쏠린다.
김수미는 지난 25일 오전 서울 성모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5세. 그의 아들인 정명호 나팔꽃F&B 이사는 연합뉴스를 통해 “사인을 조사한 경찰이 고혈당 쇼크사가 최종 사인이라고 알렸다”면서 “당뇨 수치가 500이 넘게 나왔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11월 김수미는 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만약 내가 오늘 하루만 산다면 내가 제일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내게 하는 질문들에 답을 다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태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죽음 역시 내 의지는 아니다. 내 나이가 벌써 나이가 70살이다. 앞날이 보인다”면서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일기를 쓰고 있다. 내 마지막 하루엔 내 일기장을 다시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수미는 “2년 전부터 내 동료들이 죽는 걸 봤고 지난해 정말 친한 친구가 죽었다. 나도 확실히 죽는다. 나의 마지막을 담담하게 고민하게 되더라. 그때 청춘 시절의 일기를 읽게 됐다. 일기는 청춘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쓰는 편지”라고 했다.
김수미는 ‘집사부일체’ 멤버들에게 ‘세상 어디에도 없는 영정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일반 영정사진이 아니고 아름답게, 멋있게 찍을것”이라고 말했다.
영정사진 촬영을 위해 단풍이 핀 수목원에 방문한 김수미는 ‘어떤 사진을 원하느냐’는 이승기의 물음에 “어느 장례식장에서 볼 수 없는 영정사진”이라면서 “헌화하고 가면서 웃을 수 있는 영정사진을 찍고 싶다. 상여가 나갈 때 곡소리도 나기 마련인데 나는 춤을 추며 보내줬으면 좋겠다”며 “웃으면서 ‘갔구나. 우리는 김수미를 잠시 기억하자’ 그렇게 보내주면 된다”고 말했다.
김수미는 “나이가 차서 죽는 죽음이 즐겁지는 않지만 받아들이고 싶다. 나는 독특한 배우였으니까 마지막까지 일관되게 그러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날 김수미는 단풍이 깔린 곳에서 핫핑크 드레스와 검은색 모피를 입은 채 특별한 영정사진을 찍었다.
한편, 1949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난 김수미는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고인의 대표작은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방송된 MBC드라마 ‘전원일기’다. ‘전원일기’ 종방 후에도 일용엄니 캐릭터를 발판 삼아 솔직한 입담과 찰진 코미디 연기로 사랑 받으며 욕쟁이 할머니 캐릭터를 이어오며 대중에 사랑 받았다.
특히 2018년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요리 프로그램 ‘수미네 반찬’을 내놓기도 했으며, 음식 사업도 했다. 정이 많아 음식을 나누는 것으로도 유명했으며, 많은 후배 연예인들은 그를 ‘엄마’로 부르며 따랐다.
빈소는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6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7일 오전 11시다. 유족으로 남편 정창규씨와 딸 정주리, 아들 정명호, 며느리인 탤런트 서효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