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선발 부상 속 류중일 프리미어12 대표팀 감독의 선택은 임찬규(32·LG)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전력강화위원회는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워진 삼성 원태인을 대체할 선수로 임찬규를 확정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임찬규는 고영표·엄상백(이상 KT), 곽빈·최승용(이상 두산) 등 기존 투수들과 함께 프리미어12 선발진 한 축을 맡을 전망이다.
류 감독은 이날 고척돔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가장 최근까지 공을 던졌다. 그전에 탈락한 선수들은 오래 쉬었는데, 찬규는 한 열흘 정도 됐더라. 통화도 했는데 ‘던지는 데 문제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임찬규는 지난 17일 삼성과 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로 등판해 5.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류 감독은 원태인이 다친 그 날 바로 임찬규를 머릿속으로 점찍었다. 현재 기량이나 경기 감각 등을 살필 때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생각했다. 염경엽 LG 감독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했고, 바로 임찬규에게 연락해 발탁 가능성이 있다며 의사를 물었다. 문제없다는 대답이 바로 나왔다. 류 감독은 임찬규 외에도 KIA 윤영철과 삼성 이승현 등을 함께 고민했지만, 임찬규로 결론을 내렸다. 한편으로 가능성이 점쳐졌던 KIA 양현종에 대해서는 “현종이는 이제는 좀 쉬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량이야 여전하지만, 그동안 워낙 오래 대표팀에서 활약했고 이제는 새 얼굴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임찬규는 정규시즌 선발 24차례 포함 25차례 등판해 134이닝 동안 10승 6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다. 과거 류 감독이 LG에 있던 시절과 비교해 구속이 오히려 더 좋아졌고, 안정적인 제구에 다양한 변화구를 갖춰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카드다. 류 감독은 “올해 보니까 공이 많이 올라왔더라. 각도 큰 커브에 체인지업을 던진다. 본인도 하고 싶어 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임찬규는 29일 오후 대표팀에 합류해 30일부터 훈련을 소화한다.
임찬규가 새로 승선하면서 대표팀은 선발진을 완성했다. 이제는 실전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고민이다. 첫 경기 대만전 선발이 가장 큰 고민이다. 조별예선 1위가 예상되는 일본전 투수 운용에도 여러 가능성이 열려있다.
KIA와 삼성 소속 선수들도 30일 합류한다. 전날 KIA가 삼성을 꺾으면서 한국시리즈가 끝났다. KIA에서 김도영, 정해영 등 7명이 가세한다. 삼성에선 부상 이탈한 원태인과 구자욱을 제외하고 김영웅과 김지찬이 들어온다. 피로감이 남은 만큼 일단은 웨이트 트레이닝과 회복 훈련만 하도록 할 예정이다. 야수들의 경우 다음 달 1~2일 고척에서 열리는 쿠바와 평가전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규시즌 MVP가 유력한 김도영을 향한 기대가 역시 크다. 약점으로 지목된 3루 수비도 한국시리즈에선 내내 안정적이었다. 류 감독은 “나이는 어리지만 그 친구가 중심이 돼서 잘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자욱, 김혜성, 강백호, 노시환 등 타선 주축이 돼 줄만한 선수들이 부상과 기초군사훈련 등 이유로 빠진 상황에서 그만큼 김도영의 역할도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