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평 일색 린가드 “시즌 초 감독님 쓴소리 인터뷰 듣고 정신 차렸다” 김기동 감독은 “이제 한국 사람 다 됐다”

입력 : 2024.10.30 17:02
FC서울 제공

FC서울 제공

FC서울의 외국인 선수 제시 린가드가 K리그1에 입성할 때만 해도 우려가 적지 않았다. 린가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뛴 슈퍼스타 출신이다. 맨유 유스팀을 거쳐 A팀에서 리그 149경기 20골을 포함해 공식전 232경기에 출전하며 35골을 기록한 대단한 선수다. 그렇게 화려한 커리어를 보낸 젊은 선수가 K리그를 선택한 것에 대한 물음표도 따라붙었다. 맨유를 떠난 이후로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내리막을 걷는 상황도 삐딱하게 보는 시선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기우에 불과했다. 린가드는 K리그 진출 첫 시즌 막바지에 스타성은 물론 기량과 리더십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시즌 초반 리그 적응이 쉽지 않았던 상황에서 무릎 부상까지 겹쳤던 린가드지만 현재는 서울의 간판스타로 활약 중이다. 기성용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는 주장을 맡아 팀을 파이널A로 이끌기도 했다.

김기동 감독은 30일 경기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시즌 전 일본 전지훈련에서 처음 만났을 때다. 맨유에서 맨날 전용기를 타고 이동하니 공항에서 ‘FC서울 게이트가 어디 있냐’고 물어봤다고 한다”고 웃으면서 “린가드 입장에서는 K리그 생활이 말도 안되게 어려운 상황인데, 이제는 한국 사람이 다 됐다”며 껄껄 웃었다. 그는 “처음에 거리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선수들을 책임감있게 이끌고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좋다”고 칭찬했다.

린가드는 “K리그에 처음 올 때는 이 정도로 터프하고 힘든 리그인줄 몰랐다. 조금은 쉬운 마음으로 왔다”며 “시즌 초반에 감독님이 쎄게 비판해서 정신을 차린 계기가 됐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린가드는 이어 “이후 경기를 뛰면서 K리그의 경기 템포, 스타일, 리듬이 익숙해졌다.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FC서울 제공

FC서울 제공

기성용은 자신의 빈자리를 잘 채워준 린가드를 벌써부터 내년 주장으로 밀고 있다. 기성용은 “주장 역할을 다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크다. 그래도 린가드가 리더십을 잘 발휘해줘 좋은 시즌을 만들어갈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력은 기본이고,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선수인데 팀을 위해 개인을 내세우지 않고 희생하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고맙기도 했다. 그래서 더 훌륭하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경기장 안팎에서의 행동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린가드가 한국 생활과 K리그에도 남다른 애정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린가드는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많은 팬들이 맞아줬던 것이 기억난다. 첫 홈 경기에서도 5 만명이 넘는 관중이 찾아주셨고, 원정경기에서도 많은 관중들이 온다. 이런 부분들이 선수들에겐 큰 힘이 된다. 경기장 에너지가 다르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남은 시즌 일정에도 투지를 드러냈다. 서울이 남은 홈 2경기에서 사상 첫 50만 관중 달성에 도전한다는 말에 “K리그의 첫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전세계적으로 더 알려질 수 있지 않을까. 선수들과 리그 종사자들이 조금 더 노력한다면 기대할 수 있다”는 말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남겼다.

박수, 공유 영역

댓글 레이어 열기 버튼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