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한국 야구대표팀을 이끄는 류중일 감독은 지난 24일 소집 훈련 첫날 취재진과 인터뷰하며 중심 타선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이번 대표팀엔 강백호(KT), 노시환(한화), 구자욱(삼성) 등 해결 능력이 있는 타자들이 함께하지 못했다. 특히 4번 타순에 누구를 기용할지가 류 감독과 장종훈 대표팀 타격코치의 큰 고민이었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대표팀은 답을 찾는 중이다. 지난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류 감독은 4번 타순에 관한 취재진의 물음에 “일단 크게 치는 박동원이 있고, 또 누가 있을까”라며 즉답하지 못했다. 현재까지 훈련 과정에선 눈에 확 들어오는 선수가 없었다는 뜻이다. 류 감독은 “(노)시환이가 있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 같다”며 “지난해 대표팀 4번 타자를 했던 친구가 딱 빠지니까 고민이 된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까지 류 감독이 고려 중인 4번 타자 후보는 박동원(LG), 송성문(키움), 문보경(LG) 정도다. LG의 주전 포수 박동원은 올해 130경기 타율 0.272, 20홈런, 80타점, 대표팀 주장 송성문은 142경기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을 기록했다. 올시즌 4번 타자로 250타석 이상 소화한 문보경은 144경기 타율 0.301, 22홈런, 101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대표팀은 다음 달 1일과 2일 쿠바와 평가전을 치른 뒤 6일 상무와 연습경기를 끝으로 8일 대만으로 출국한다. 대만 현지에서도 한 차례 연습경기가 예정돼 있다. 류 감독은 국내에서 치르는 쿠바, 상무와 3경기에선 여러 선수를 4번 타자로 기용해 테스트할 생각이다. 류 감독은 “4번 타자하면 딱 떠오르는 선수가 없다”며 “왼손인지 오른손인지 투수에 따라 타순에 변화를 주는 등의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이미 답을 정해둔 자리도 있다. 류 감독은 대표팀 3번 타자 3루수로 김도영(KIA)을 점 찍어 뒀다. 김도영은 141경기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에 40도루까지 기록한 올시즌 가장 유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다. 김도영 포함 한국시리즈를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한 KIA, 삼성 선수들은 31일 회복 훈련을 하며 컨디션을 점검한다. 류 감독은 “김도영은 쿠바 평가전부터 선발로 나갈 것 같다. 현재는 그렇게 (출전 명단에) 적어놨다”고 이야기했다.
대표팀은 1일 쿠바와 평가전을 시작으로 막판 담금질에 돌입한다. 류 감독은 “KIA, 삼성 선수들을 제외하면 열흘 이상, 조기 탈락했던 선수들은 거의 한 달 정도 게임을 안 했다. 실전 감각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며 “고정 라인업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단기전인 만큼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우선 기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