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곽빈부터 마무리 박영현까지 투수 8명이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적장도 놀라워할 정도였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프리미어12 한국 야구대표팀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 첫 번째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선발 곽빈이 2이닝, 김택연, 유영찬, 이영하, 김서현, 김시훈, 조병현, 박영현이 1이닝을 책임지며 쿠바 타선을 9이닝 간 무득점으로 꽁꽁 묶었다.
류 감독은 경기 후 “연습경기이지만, 이겨서 매우 좋다. 생각한 것보다 투수들의 운동 신경이 많이 올라와 있었다”며 “모두가 잘 던졌다. 첫 게임이었지만 긴장하지 않고 씩씩하게 잘 던졌다”고 투수진을 칭찬했다.
류 감독은 특히 김서현의 피칭을 눈여겨봤다. 6회 등판한 김서현은 단 한 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고 이닝을 삭제했다. 특히 메이저리거 요안 몬카다를 상대로 3B-0S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지만,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으며 결국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류 감독은 “(김)서현이의 변화구 제구가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 타자(몬카다)를 상대로 3볼에 몰린 뒤 변화구로 잡아내는 걸 인상 깊게 봤다”며 “위기를 극복하며 성장하는 게 야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르만도 존슨 쿠바 야구대표팀 감독도 한국 투수들의 기량을 인정했다. 존슨 감독은 “투수진이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이 승리를 가져간 요인”이라며 “투수 중엔 마무리 박영현이 눈에 띄었다. 구속도 변화구 퀄리티도 좋았다”고 말했다. 9회초 등판한 박영현은 삼진 2개와 뜬공 1개로 가뿐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류 감독은 2득점 한 타선의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고 봤다. 한국은 0-0이던 1회말 무사 1·3루에서 김도영의 뜬공을 포구하지 못한 상대의 실책성 플레이로 선취점을 냈다. 2회말 2사 1루에선 이주형의 우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류 감독은 “타자들도 오랜만에 경기를 한 걸 고려하면 괜찮았다”며 “쿠바 투수들이 의외로 변화구 구사가 많았는데, 나쁜 볼에 스윙하지 않고 잘 참더라”라고 분석했다.
한국은 2일 같은 장소에서 쿠바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선발 투수는 좌완 최승용이다. 류 감독은 “오늘 경기에 나오지 않은 선수들이 주로 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