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누비고 있는 김민수(18·지로나)가 유럽챔피언스리그라는 꿈의 무대까지 밟았다.
스페인의 지로나는 6일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의 필립스 슈타디온에서 열린 2024~2025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4차전에서 네덜란드 명문 PSV 에인트호번에 0-4로 완패했다.
이로써 지로나는 1승3패로 36개팀 중 26위에 머물게 됐다. 반면 에인트호번은 챔피언스리그 첫 승리(2무1패)를 따내며 21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가 눈길을 끈 것은 한국 축구의 미래로 떠오르고 있는 김민수의 출전 때문이다. 김민수는 지로나가 0-2로 끌려가던 후반 33분 브리안 힐 대신 교체 투입됐다.
김민수가 설기현 전 경남FC 감독을 시작으로 최고의 한국 선수들만 뛸 수 있었던 챔피언스리그에 한국인으로서 21번째로 데뷔한 순간이었다.
김민수는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과 함께 10대에 데뷔한 유이한 선수가 됐다. 이강인은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뛰던 2019년 첼시를 상대로 교체 투입돼 18세 6개월의 나이로 챔피언스리그를 경험했다. 김민수는 이보다 살짝 늦은 18세 10개월로 같은 무대를 밟았다.
김민수는 2022년 지로나 유스팀에 합류해 2군 격인 B팀에서 실력을 다져왔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그는 지난 8월 2027년까지 지로나와 재계약을 체결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 1군으로 승격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비유럽연합 선수를 최대 3명만 1군에 등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운 일이다.
김민수는 지난달 20일 레알 소시에다드전에 교체 출전해 스페인 데뷔전을 치렀고, 10월 31일 엑스트레마두라와 코파 델 레이(국왕컵) 1라운드에선 첫 선발 출전의 영광도 누렸다. 김민수는 이번 챔피언스리그 출전으로 달라진 팀내 위상을 재확인하게 됐다.
지로나는 국내에선 과거 백승호(27·버밍엄시티)가 활약한 팀으로 친숙하다. 지난 시즌 전통의 강호들을 제치며 3위에 올라 화제를 모았으나 이번 시즌은 12위(승점 15)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