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승용차가 들어온다, 대응 시나리오 준비해야 한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는 BYD가 국내에 승용차(세단, SUV) 모델을 선보이기 위한 막바지 과정을 밟고 있다. 이달엔 한국 미디어 기자단을 중국 충칭 공장으로 초청, 대대적인 BYD 주요 공장 견학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BYD는 특히 한국 시장에 가격 파괴 전략을 치밀하게 세울 방침이다. 전 세계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는 인기 베스트셀링카는 물론 내연기관과 모터를 동시에 품은 고효율 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도 연이어 내놓을 요량이다.
이미 BYD 공식 딜러사인 하모니 오토그룹은 한국법인(하모니오토서비스코리아)를 설립했고, 현대차와 르노코리아 등에서 경력을 다진 황대갑 공동 대표이사를 국내 판매 법인 수장으로 선임했다.
황 대표는 마케팅, 고객 관리 등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다져온 인물로, 르노그룹 본사에서도 ‘신흥 마켓’ 고객관리 경험이 많은 수장이다. 황 대표를 한국 진출 대표로 지목한 하모니 오토그룹은 대륙 자본이 밀고 있는 ‘중국 최대 자동차 유통기업’이다.
계획적으로 들어오는 BYD, 가격파괴 전략 펼친다면
현재 하모니오토는 BYD 승용차 판매를 위한 국내 영업, 마케팅 직원들도 신규 채용 중이다. 글로벌 1위 전기차 메이커 BYD 국내 시장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BYD는 2016년 BYD코리아를 앞서 설립했다. 이후 대형, 중형 마을 전기 버스와 현대차 포터를 모방한 듯 만든 1톤 트럭 ‘T4K’ 등을 GS 글로벌 유통 라인을 통해 들여오는 등 상용차 사업만 이어오면서 한국 시장을 조용하게 학습해왔다.
그리고 업계 예상대로 승용차 세단, SUV 부문 시장 진입 준비에 들어갔고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엔 현대차·기아를 겨냥한 전략모델 2종을 출시한다.
힘빠진 폭스바겐을 제치고 글로벌 ‘톱3’에 오른, 현대차기아의 안방을 집중 공략하기 위함이다. 공격수는 BYD 전기 세단 ‘씰’과 소형 SUV ‘아토3’다.
특히 이들 모델은 ‘가격 파괴’를 앞세울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차등 적용하곤 있지만, 미국처럼 ‘보조금 지급 제외’에 속하지 않기에 출하 공급 가격을 예상치보다 낮게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만약 이런 가성비 정책을 앞세워 등장한다면, 가성비 수요가 내년 BYD로 몰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는 ‘차이나(China)’ 모델이 아닌 글로벌 검증 중저가 EV라는 점이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BYD 검증받은 전기차, 나오면 잘 팔릴까
반면 BYD 2종이 국내 출시된다해도 내수시장이 곧 바로 흔들릴 가능성은 전무하다. 전기차 자체에 대한 수요동력 등이 잠재적 수요층 말고 예년만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수’는 BYD가 이번 시장 맛보기용 외 핵심 모델들을 연이어 중저가로 내놓는다면 경기침체기에 있는 한국 완성차 시장에 파급력을 발생할 수 있다.
유통 업계에서 주목 받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처럼 ‘우주적 가성비’를 보인다면 잠재적 수요가 이동할 수도 있어서다. 막대한 자본력으로 한국 자동차 마켓 우회 투자도 잇따를 수도 있다.
대륙 거대 자본 막을 수 있나
그렇다면 이 같은 대륙발 거대 자본을 업고 승용차 시장에 진출하는 BYD를 무엇으로, 막을 수 있을까.
이를 두고 수입차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시장은 수요와 공급 원칙으로 움직인다”며 “현재 경기침체 속 양극화 현상이 자동차 산업에도 일고 있고, 합리적인 볼륨 수요층에선 ‘가격을 먼저보자’는 식이어서 BYD에 중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유지된다면 BYD 선투자 방식이 한국에도 발생할 확률이 매우 크다”고 했다.
대놓고 판을 벌일 BYD 흐름을 막을 선수 키우기 전략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업계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방어할 수 있나? 기아 EV3 외로운 싸움 ‘초도 전반 흐름 뺏기면 안돼’
이처럼 BYD가 승용차 부문에 초도 진입할 때, 이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가성비 국산차는 사실상 기아 ‘EV3’가 전부다. 그 만큼 중국 전기차 수준이 상당한 ‘레벨’까지 올라갔기 때문이다.
가성비 EV 부문에 ‘맞서는 존재감’을 갖춘 공격수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신인급 아닌 기존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6, EV9, 기타 전동화 모델등이 대부분이고, 가성비 면에서도 월등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지도 못하고 있다.
기아 ‘EV’3는 하반기 내수에서 ‘최고 가성비’를 인정받은 전기차로 올 9월까지 3개월 간 약 7549대가 계약됐다. 예년 같다면 더 많은 실적이 나올 수 있겠지만, 전기차 캐즘에서 이 정도면 선방한 성적이라는 평가다.
이 EV3 모델은 ‘BYD 아토3’ 내수 진입 시, ‘초기 밀착 방어’에 오를 책임 선수로 뛴다.
한편 중국 BYD 본사는 자동차 제조 및 부품 분야에서 20만명에 육박하는 신규 직원을 고용했다고 허즈치 BYD그룹 부사장이 최근 웨이보에 밝혔다. 폭스바겐이 독일에서 공장 폐쇄하고 직원들 내몰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정반대 상황. BYD 판매실적이 전 세계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오른 덕이다.
올 8월부터 10월까지 생산량만 20만대다. 이로 인해 BYD 올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급증한 2011억위안(약 39조원)까지 치솟았다. 영업해 판매하고 남은 돈, 즉 순이익 증감도 같은 기간 ‘11.5%’대까지 올랐다. 스스로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고, 차량 제조 주요 부품마저 자체 개발, 인건비도 낮고 ‘차량 가격’도 기대 이상으로 저렴한 점이 상승의 주된 견인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