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최대 논란 ABS와 피치클록···KBO, 최초로 선수들 직접 만난다. 그러나···

입력 : 2024.11.06 12:15 수정 : 2024.11.06 15:21
프로야구 선수협 회장 김현수(LG)

프로야구 선수협 회장 김현수(LG)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선수들이 만난다. 처음으로 직접 대면해 올시즌 논란이 됐던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과 내년 도입할 피치클록에 대해 토의하는 시간을 갖는다.

KBO와 선수협은 6일 오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만남을 갖는다. 올해 도입된 ABS와 시범적용한 피치클록에 대한 결과 자료, 그동안 실무진들과 논의한 결과를 공유하고 내년 보완할 점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이 핵심 의제다. 무엇보다 처음으로 선수들이 직접 참석하기로 했다.

KBO는 이와 관련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6차례 열었고 이 자리에는 늘 선수협을 대표해 장동철 사무총장이 참석해왔다. 그러나 6일 회의에는 사무총장과 함께 선수들이 직접 참석한다. 오태곤(SSG), 김민수, 김민혁, 조이현(이상 KT)이 회의에 나가 KBO의 이야기를 듣고 현장에서 느낀 점, 필요한 보완책에 대해 전달하기로 했다.

피치클록은 내년 도입을 앞두고 올해는 시범적용됐다.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현장 의견들이 있지만 KBO는 정식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곧바로 정식도입된 ABS는 KBO리그를 크게 흔들었다. 시즌 초반 큰 혼란이 있었고 실질적으로 부진한 일부 선수들에 있어서는 ABS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KT 황재균.

KT 황재균.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선수들의 반발도 거셌다. 각자 다른 타격 폼은 배제하고 신장을 기준으로 존을 설정해 출발점에서부터 논란이 일었다. KBO가 현장과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고 준비 기간도 제대로 갖지 않은 터라 ‘도입’ 자체에 의미를 둬 무리하게 진행했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한화 투수 류현진, KT 내야수 황재균 등 일부 베테랑 선수들은 개막 이후 대외적으로 강력하게 불만을 성토하기도 했다. 시즌 내내 ‘이 공을 어떻게 치라고 스트라이크냐’는 듯 타자가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장면들이 무수히 나왔다.

KBO 역시 이 과정들을 거치며 뒤늦게나마 소통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이후 선수협과 의견을 교류해왔다. 정규시즌 말미에는 1·2군 전체 등록 선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ABS 첫해를 돌아보고 보다 나은 내년 시즌을 준비하기 위한 작업이다. 현재 ABS존 설정에 대한 만족도를 상하, 좌우를 나눠 구체적으로 물었고 내년 시즌 원하는 방향에 대한 의견도 받았다.

한화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KBO는 이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방향을 논의해보고자 선수들과 직접 대면하는 자리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피치클록에 대해서도 올시즌 시범적용 결과를 바탕으로 주자 있을 때와 없을 때, 견제 시 등에 따른 시간 제한을 KBO식으로 최대한 무리 없는 방향에서 정하고자 선수들을 직접 만나기로 했다.

일찍이 KBO와 선수협이 만남의 취지를 나눴고 날짜를 조율해왔다. 그러나 선수들의 의지는 큰 아쉬움을 남긴다.

KBO에서는 허구연 총재를 비롯한 수뇌부가 참석한다. 선수들이 그동안 느꼈던 아쉬움과 희망사항이 있다면 KBO에게 직접 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KBO가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겠다고 처음으로 판을 깔았지만 10개 구단 중 2개 구단만 총 4명이 참석한다.

허구연 KBO 총재. 연합뉴스

허구연 KBO 총재. 연합뉴스

일부 구단은 고참들까지 해외 마무리캠프를 치르고 있고 프리미어12 대표팀 소집까지 겹치면서 주요 선수들의 일정이 여의치 않아 각 선수단이 참석자를 정하는 데 어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KT 선수 3명과 SSG 선수 1명밖에 참석하지 않는다. 리그를 끌어가는 고연봉 선수들 대부분이 ‘개인 일정’을 이유로 나서지 않았다.

회의 장소가 서울인데도 서울 팀인 LG, 두산, 키움조차 선수를 파견하지 않았다. 애초에 참석하기로 했던 한 고참 선수는 다른 선수단에서 참석 의지를 보이지 않자 부담을 느껴 결국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KBO가 처음으로 마련한 선수들과 대화 시간은 그동안 선수들이 가장 원했고 요구했던 자리다. 선수협은 김현수 회장과 함께 양의지, 황재균까지 부회장도 2명이다. 모두 수도권 팀 소속 선수들이다. 그러나 회장단은커녕 각 구단 이사들조차 KBO와 대면할 첫 기회에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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