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자의 범죄 이력과 관련한 논란이 일어났고, 관련 출연자의 자취는 지워졌지만, 방송은 강행됐다. 올해 줄곧 볼 수 있는 ‘나는 SOLO’의 ‘마이웨이’식 운영은 계속 이어졌다.
ENA와 SBS Plus에서 공동 제작하는 연애 리얼리티 예능 ‘나는 SOLO’가 지난 6일 방송을 탔다. 이번 방송은 23기로 이날 방송에서는 출연자들의 자기 소개장면과 더불어 이들의 첫 데이트 모습이 공개됐다.
‘나는 SOLO’는 지난달 30일 23기의 첫 방송을 내보냈다. 여자 출연자 중 ‘정숙’의 이름을 쓴 출연자가 문제가 됐다. 이날 정숙은 자신이 과거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가 인기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사진을 공개했다.
그런데 방송 이후 이 사진과 정황 때문에 13년 전 범죄 경력과 관련한 의혹이 일었다. 정숙이 2011년 남성과 조건만남을 하기로 한 후 남성이 샤워하는 틈을 타 300만원을 훔친 여성과 동일 인물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 증거로 정숙의 제시 사진과 당시 뉴스 보도의 자료화면 사진이 같다는 정황이 제시됐다.
이에 정숙은 “형법상 죄를 저질러 남에게 피해를 준 적이 없다. 내가 특수절도를 했다고 누가 그러느냐. 당시 불송치, 불기소 처분 증명원을 떼려고 변호사와 준비하고 있다”며 당시 사진에 대해서도 도용당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정숙의 자취를 지웠다. 출연자들의 소개 장면에서 빠진 것은 물론 다른 출연자들과 함께한 리액션 화면에서도 그의 얼굴은 사라졌다. 불필요한 등장에는 뜬금없는 드론촬영 장면이 들어가기도 했다.
제작사인 촌장엔터테인먼트는 이에 “사안이 중대함을 인식해 시청자들께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해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이는 통편집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제작진은 방송을 그대로 강행했다. 정숙이 사라진 것을 빼면 여느 회차와 다를 바 없는 구성이었다. 지금이야 단순한 소개이기에 편집할 수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인물 사이의 관계가 얽히기 시작하는 다음 주부터는 정숙의 위치를 제외하기가 애매해진다.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완성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에도 제작진의 방침에는 변화가 없어보인다.
‘나는 SOLO’ 제작진의 ‘마이웨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 초 ‘나는 SOLO’는 서면 계약서를 쓰지 않고 작가들과 업무를 해 논란이 됐다. 또한 자신의 딸을 작가 명단에 올려 ‘아빠 찬스’ 논란도 일었다.
당시에도 제작진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으며, 연출자인 남규홍PD는 “이것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남PD는 지난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출석을 요구받았지만 해외출장 등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결국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과태료 처분 및 시정 권고를 받았다. 이 사안이 끝난 지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출연자의 논란에도 방송을 정상적으로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러한 논란의 여파인지 SBS Plus와 ENA 모두 ‘나는 SOLO’ 6일 방송분의 시청률의 소폭 상승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를 정면돌파하는 제작진의 모습이 시청률에 기인한 것인지. 시청자들은 ‘나는 SOLO’ 23기의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