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구승민(34)이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완료했다.
구승민은 지난 10일 계약 기간 2+2년 최대 21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총액 12억원, 인센티브 총액 6억원)에 롯데 잔류를 택했다. 롯데는 같은 날 마무리 김원중에 이어 구승민까지 붙잡는데 성공했다.
구승민의 계약 총액은 21억원이지만 스스로 일궈내야할 것이 많다. 21억원 중 옵션이 6억원이고 계약 기간 2년 연장 여부도 2시즌을 소화한 뒤 결정된다. 구단 측은 “선수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옵션”이라고 밝혔다.
계약을 마친 구승민은 “구단도 안전 장치가 필요하고 나도 도전한다는 생각을 했다. 2년 뒤를 도모할 수도 있게 됐고 다시 도전하는 입장에서 하다보면 옵션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2년 뒤에 더 좋은 조건이 될 수 있고, 나도 자신이 있어서 그런 조건에 계약했다”라고 설명했다.
개인적으로는 올시즌 부진한 부분을 만회하고 싶다는 바람도 컸다.
야심차게 필승조로 올해 개막을 맞이한 구승민은 전반기 이유 모를 부진에 빠졌다. 개막 후 한 달 동안 9경기에서 5.1이닝 13실점 평균자책 21.94로 부진했고 전반기 30경기에서 27이닝 21실점(20자책) 평균자책 6.67을 기록했다.
구승민은 “운이 없었고 ABS를 쉽게 봤던 것 같다”라고 돌이켜봤다.
그는 “빨리 대처를 했어야했는데 내 스타일을 고집하다보니 볼카운트가 많이 몰리더라. 빨리 승부를 보는 쪽으로 바꿨어야했는데 어려운 상황에서 더 꼬였다”라며 “그러다보니 마음이 급해졌고 내가 원래 던지던 공도 안 나왔다. 심리적으로 그런 상태이다보니 결과도 그렇게 됐다”라고 밝혔다.
후반기부터는 점차 적응을 해서 자리를 잡았다. 후반기 36경기 30.2이닝 16실점(11자책) 평균자책 3.23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반기 동안에는 1군에서 두 차례나 말소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구승민은 “어차피 스트라이크 존 안에 넣냐, 못 넣느냐의 싸움이었다. 처음에 그런 마음으로 던졌어야했는데 ‘안 잡아주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쉽지 않았다. 그렇게 악순환이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제는 원인도 알았고 잘 준비할 수 있는 자신이 생겼다. FA 계약 후에는 동기부여가 더 커졌다. 그는 “그냥 4년을 했으면 나태해졌을텐데 옵션 포함 도전적인 계약을 하고 나왔더니 동기부여가 됐다”라며 “해보자,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라고 말했다.
이미 올해 정규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 준비를 하던 차였다. 그는 “운동을 더 빨리 시작했다. 다음 시즌은 나에게도, 팀에게도 중요하다”라며 “올해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면 뭐라도 해봐야한다. 똑같이, 또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