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에도 팬들이 넘쳐났다. 역대 최소 경기(416경기) 300만 관중을 돌파한 원동력 중 하나로 ‘생존 경쟁’이 꼽힌다.
1부리그 12팀에서 최대 3팀이 2부로 내려가고, 2부(13팀)에선 거꾸로 최대 3팀이 올라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찌감치 막 내린 우승 경쟁과는 별개로 흥행에 큰 도움을 줬다. K리그를 운영하는 프로축구연맹은 11월 A매치 휴식기 직후인 24일 K리그1 최종전과 이후 승강 플레이오프(PO)까지 얼마나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을지 설레는 눈치다.
하지만 ‘생존 경쟁’ 그 자체로는 당사자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다. 강등권 추락이 확정된 3개팀(12위 인천 유나이티드·11위 대구FC·10위 전북 현대) 뿐만 아니라 강등권에서 힘겹게 벗어난 감독들도 시원하게 웃지 못했다.
파이널라운드B(7~12위)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과 황선홍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은 “승강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감독이 지난 3일 먼저 1부 잔류를 확정지은 뒤 “1부리그 12팀 중 3팀이 강등권이다. 다른 나라를 살펴봐도 강등 확률이 (최대) 25%인 곳은 없다. 강등 확률 25%는 너무 가혹하다”고 불을 지핀 데 이어 황 감독이 1주일 뒤 생존 막차를 타면서 “같은 생각이다. (강등 확률을 줄이든지) 1부리그 팀을 늘려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2022년 2부 강등이 최대 2팀에서 3팀으로 확대된 것에 대한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1부 감독은 “매년 우승을 노리던 전북도 올해 2부 강등 위기에 직면했다. 그 누구도 강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 지도자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프로축구연맹이 이 문제를 놓고 공청회라도 열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프로축구연맹은 거꾸로 그 긴장감을 팬들이 원한다는 입장이다. K리그가 순위에 따라 리그가 분리되는 스플릿 라운드(1~6위·7~12위)의 한계로 줄어든 하위권 팀들의 관심을 승강제 확대로 되살린 것을 강조했다. 다른 프로스포츠와 달리 K리그는 포스트시즌이 없다. 승강 플레이오프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의 한 고위 관계자는 “K리그는 구단이나 감독보다는 팬들을 위해 운영해야 한다. ‘팬 퍼스트’가 K리그의 최대 가치”라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 프로축구연맹은 1부의 강등 확률이 25%(3팀)라는 주장에 2부로 자동 강등되는 확률은 8%(1팀)라고 선을 그었다. 역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1부가 웃은 확률은 절반. 승강 플레이오프 규모가 2개팀으로 늘어난 2022년부터는 4팀 중 3팀(수원 삼성·수원FC·강원FC)이 웃었으니 수긍할 만한 부분이다.
이 관계자는 “왜 25%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볼 때는 2부로 자동 강등되는 확률은 8%”라면서 “객관적인 전력이나 상황 자체가 1부가 더 유리하다고 본다. 아직 제도가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3년 만에 또 바꾸자는 것은 무리다. 2부의 활성화 측면에서도 지금 제도를 유지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