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를 받는 김호중에게 13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사고 후 증거인멸을 도운 혐의 등을 받는 이광득 전 생각엔터테인먼트(현 아트엠앤씨) 대표와 본부장 전모 씨에게는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 6개월, 허위로 자수한 매니저 장모 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호중은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로 불구속 입건됐다. 사고 당시 김호중은 음주 상태였으나, 이를 10여 일간 부인하다 계획됐던 콘서트를 마치고서야 음주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더해 직후 매니저가 대리 자수하며 허위 진술을 하는가 하면, 이 전 대표와 전 본부장 등이 블랙박스 메모리칩 제거를 지시하는 등 조직적으로 사고를 은폐하려던 상황이 드러나면서, 김호중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과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교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호중은 지난 5월 경찰 소환 조사를 받은 뒤 구속이 결정돼 서울구치소에 수감 됐으며, 선천적 기형으로 인한 발목 통증의 악화를 이유로 지난 8월 보석을 신청한 후 연이어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지난 9월 진행된 결심 공판에서도 “구치소 안에서 많은 생각을 하면서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열 번 잘하는 삶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고 정진하겠다. 정신 차리고 똑바로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결국 2년 6개월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특히 연예인이 음주운전 적발로 실형을 선고받은 극히 드문 상황으로, 단순 음주운전을 넘어 뺑소니 사고를 낸 후 대중을 기만하는 행동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된다. 김호중과 같은 날 선고 기일인 배우 박상민도 세 번째 음주운전 적발에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앞서 김새론, 이루, 신혜성 등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켰던 스타들 역시 벌금형과 집행유예에 그쳤다.
재판부는 “김호중은 음주운전을 하다가 피해자 운전 택시를 충격해 인적·물적 손해를 발생시켰음에도 무책임하게 도주한 데서 나아가 매니저 등에게 자신을 대신해 허위로 수사기관에 자수하게 했다”며 “초동수사에 혼선을 초래하고, 경찰 수사력도 상당히 낭비됐다” “객관적 증거인 폐쇄회로(CC)TV에 의해 음주 영향으로 비틀거리는 게 보이는데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며 (범행을) 부인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법원 앞에는 ‘호중아 힘내라 우리가 있다’ 등의 푯말을 든 열성 팬들이 몰려들기도 했으나, 그들의 응원은 공허한 메아리였다.
다만 김호중이 이후 항소를 진행할지에 시선이 쏠린다. 김호중 측 변호인은 재판 뒤 항소 계획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