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가수 김호중이 법원의 판결에 불복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호중 변호인은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최민혜 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날 1심의 징역 2년 6개월 선고가 나오자마자 항소한 것이다. 항소 사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발생 후 매니저가 대리 자수를 했고 소속사 본부장이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를 삼키는 등 소속사 관계자가 조직적인 범행 은폐에 나섰다.
김호중은 사고 직후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했으나 CC(폐쇄회로)TV 영상 등 음주정황이 드러나자 사고 10여 일만에 결국 음주 사실을 인정했다. 이 과정에서 예정된 콘서트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매니저에게 대리 자수를 지시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소속사 대표 A씨와 본부장 B씨는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 6개월, 매니저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김호중도 자신의 범행 은폐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에 출석하기 전 음주운전 처벌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술을 더 마시는 일명 ‘술타기’ 수법을 감행했다. 이로 인해 김호중은 음주운전 혐의는 피했다. 검찰은 김호중이 술에 취해 정상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다면서도 사고 시점 혈중알코올농도를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음주운전 혐의는 제외시켰다.
법원은 지난 5월 24일 김호중과 A씨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호중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과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된 채 재판에 넘겨졌다.
김호중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세 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그는 마지막 제출한 반성문에서 “피해자에게 정말 죄송하고 반성한다. 그날의 선택을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열 번 잘하는 삶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삶 살아가려 노력하겠다. 정신 차리고 똑바로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13일 “음주운전 사고 후 전반적인 태도가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죄책감을 가졌는지 의문이다”며 “뒤늦게나마 범행을 인정,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선처를 호소한 김호중은 결국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았고, 법원의 판단에 불복하며 음주뺑소니 사건은 항소심에서 이어질 전망이다. 검찰의 항소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