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선택은 무엇일까. 4선 도전일까, 아니면 포기일까.
축구계 초미의 관심사가 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회장 선거 출마 여부가 이르면 26일 결정된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임원 회의를 개최한다. 협회 관계자는 25일 “정 회장이 4선에 도전하려면 12월 2일까지 협회에 후보자 등록 의사를 알려야 한다”며 “그에 앞선 마지막 임원 회의가 26일이다. 정 회장이 4선 도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세 번째 임기는 내년 1월 21일까지다. 회장 선거 관련 규정상, 정 회장이 4선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기존 임기 종료 50일 전에 협회에 후보자 등록 의사를 알려야 한다. 정 회장의 3번째 임기는 1월21일 끝나며 12월2일이 임기 종료 50일 전이다.
정 회장은 지금까지 4선 도전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취재진의 질문에도, 국정감사에서 적잖은 국회의원의 압박에도 정 회장은 “모든 걸 고려해서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고만 답해왔다. 협회 고위층들도 “정 회장이 이에 대해 어떤 발언도 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정 회장의 심경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상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 회장이 4선 도전을 결심할 수도 있다. 그간 실추된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고 본인이 시작한 천안트레이닝센터 건립사업을 마무리하고 싶어하는 게 정 회장 심정이다. 축구에 대한 정 회장의 관심과 애정은 여전하다. 국정감사에서 숱한 모욕적인 발언을 들으면서도 참고 또 참은 것도 명예회복을 향한 바람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4선에 도전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조금씩 나온다. 무엇보다 회장이 돼도 정치권, 정부로부터 도움을 받기 힘들다는 우려 때문이다. 적잖은 돈이 들어가는 천안센터 건립 등 주요 사업들을 순조롭게 진행하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한편에서는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경선을 벌여 패할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도전을 포기하리라는 예상도 나온다. 4선 도전에 대한 가족들의 만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이 4선에 도전하려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 회장은 아직 승인 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다. 후보 등록을 먼저 하고 추후 공정위 승인을 받아도 절차상 문제는 없다. 현 정부와 극명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최근 공정위로부터 3선 연임 도전을 승인받았다. 정 회장의 4선 도전에 대한 승인도 별다른 이변 없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즉, 정 회장이 4선에 도전하는 데는 여론 이외 걸림돌은 없는 상태다.
선거는 내년 1월 8일 열린다. 선거운영위원회는 12월 12일까지 구성된다. 12월 25일부터 사흘간 후보자 등록 기간이다. 새 회장의 임기는 1월 22일 정기총회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