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23일은 MBC 예능 ‘무한도전’이 첫 방송 된 지 20년이 되는 날이다. 26부작짜리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된 프로그램은 ‘무리한 도전’을 거쳐 2018년 3월31일까지 도합 13년을 방송했다.
종방 역시 6년을 훌쩍 넘었지만 ‘무한도전’의 재개는 아직도 방송가의 뜨거운 이슈다. 여전히 유튜브에서는 ‘무한도전’ 각종 클립이 인기가 있고, 이른바 ‘짤’이라 불리는 주요 이미지 역시 인기다. 이슈나 사건, 사고나 유행이 있을 때마다 “무도(무한도전)는 다 알고 있었다”는 밈(Meme)은 더 강해졌다.
즐기던 세대에게는 추억이, 많이 접하지 않았던 세대에게는 호기심이 되던 ‘무한도전’의 존재는 20주년을 앞두고 다시 화두가 됐다. 재결합에 대한 여러 신호가 잡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MBC가 운영하는 예능 전문 유튜브 채널 ‘오분순삭’에서는 ‘무한도전’의 과거 달력 제작 특집 편을 모은 영상이 올라왔다. 말미에는 “20주년 기념 공식 굿즈 2025 무한도전 일력 커밍쑨”이라는 자막도 공개됐다. 매일 넘기거나 뜯어쓰는 일력은 12월 전 공식적인 공지가 올라올 것으로 예상됐다.
늘 ‘무한도전’에서 스포일러를 도맡던 박명수의 말도 실마리가 됐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 라디오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박명수는 “MBC 수뇌부 한 분을 만나 점심을 먹었는데 ‘무한도전’이 20주년이라 년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라디오에서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완전체 만남은 이야기 중이다. 멤버들 다 보고 싶어서 완전체로 만나면 좋다”고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마침 20년이라는 상징성 그리고 굿즈의 재제작 등 여러 징조가 나오면서 ‘무한도전’의 팬들은 단발성이라도 아니면 짧은 시즌제라도 ‘무한도전’의 부활을 염원하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무한도전’ 프로그램 자체의 재제작은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팬들이 원하는 ‘완전체’라는 시점에서 봤을 때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우선 멤버들의 출연이 모두 가능할 것인지의 여부다. ‘무한도전’의 완전체라고 한다면 보통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출연한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 노홍철, 길의 7인을 의미한다. 여기에 하하의 공백기를 대체한 전진 정도가 꼽힌다.
이들 중 유재석과 정준하, 하하는 최근까지도 ‘놀면 뭐하니?’ 등을 통해 호흡을 맞췄다. 박명수와 정형돈 등도 유튜브 등 각종 콘텐츠에서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노홍철과 길은 각각 사건, 사고 등으로 불명예 하차를 했고, 정형돈 역시 건강상의 문제로 빠졌다. 이들이 흔쾌히 복귀를 선택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유재석은 지난 2019년 종방 1주년 라이브나 이후 ‘놀면 뭐하니?’ 등의 프로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무한도전’ 재결합에 대해 꾸준하게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해오곤 했다. 이는 바로 합류에 대해 선뜻 나서지 못하는 멤버들의 입장을 고려한 발언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제7의 멤버’, ‘무한도전의 심장’으로 불리는 김태호PD의 합류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무한도전’으로 대한민국 예능사를 새로 쓰고, ‘놀면 뭐하니?’까지 연출했던 김PD는 지난 2022년 1월 MBC를 퇴사하고 제작사 TEO를 설립해 활동 중이다.
‘무한도전’의 IP(지식재산권) 자체는 MBC에 있기 때문에 MBC와 김태호PD의 협의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TEO에서 김PD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다수이고, MBC에서 외주 연출자에게 사내 프로그램을 큰 폭으로 맡기기에도 부담이 크다. 비슷한 이유로 SBS 드라마 ‘열혈사제’는 결국 시즌 1의 산파역할을 했던 이명우PD와 시즌 2 동행하지 못했다.
결국 팬들의 염원하는 ‘무한도전’ 20주년 기념 완전체는 현실적인 두 가지 큰 산을 넘어서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이 상황이 극적으로 바뀐다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괜한 MBC의 ‘생색내기식’ 재결합이 될 우려도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