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감독 인터뷰 (1)

정지인 감독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문소리의 ‘추월만정’”

입력 : 2024.11.27 10:49
tvN 드라마 ‘정년이’의 한 장면. 사진 tvN

tvN 드라마 ‘정년이’의 한 장면. 사진 tvN

이제는 중장년층의 기억에서도 멀어졌던 국극, 그것도 여성들만이 무대를 채우는 ‘여성국극’이 2024년 안방극장에서 부활했다. 최근 막을 내린 tvN 드라마 ‘정년이’는 주인공 윤정년(김태리)의 성장서사를 보는 것만큼 드라마 속 국극을 보는 재미도 안겼다.

작품을 연출한 정지인 감독에게도 ‘정년이’는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2022년 막을 내린 ‘옷소매 붉은 끝동’ 이후 사극과 시대극을 이어가며 히트작을 계속 냈고, 김태리와 라미란, 정은채 등의 연기열정에 신예은, 우다비, 오경화 등 젊은 배우들의 성장도 목격했기 때문이다.

정 감독은 드라마가 끝난 열흘 후 ‘스포츠경향’과 나눈 서면 인터뷰에서 연출의 소감과 주요 배우들에 대한 생각 그리고 설정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서면 인터뷰는 종방 전 이뤄진 탓에 결말과 관련한 정 감독의 소회는 아쉽게 담기지 못했다.

tvN 드라마 ‘정년이’의 한 장면. 사진 tvN

tvN 드라마 ‘정년이’의 한 장면. 사진 tvN

이하 정지인 감독과의 일문일답.

- 작품 흥행에 대한 소감 및 가장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은 무엇인지?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 오랜 시간 노력한 결과물이 이런 큰 사랑을 받게 돼서 무척 기쁩니다. ‘정년이’를 사랑하고 응원해 주신 시청자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시청자 반응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국극에 대한 반응들입니다. ‘집에서 이런 걸 돈 주고 봐도 되냐’는 댓글들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 연출에 있어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현대의 많은 시청자에게는 생소한 장르인 여성국극을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지 가장 고민이 많았습니다. 국극은 당시 관객들이 현실의 고단함을 잊을 수 있었던 최고의 오락거리 중 하나였다는 점을 생각하며 우리 시청자들도 그에 못지않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무대의 커튼이 열리는 순간, 마치 놀이공원에 처음 입장하는 듯한 기대감과 흥분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드라마 속의 관객과 시청자들이 동일한 선상에서 이런 기분을 어떻게 느낄 수 있을지 촬영 전부터 배우, 스텝들과 함께 방향을 잡았습니다.

tvN 드라마 ‘정년이’의 정지인 감독 현장 연출장면. 사진 tvN

tvN 드라마 ‘정년이’의 정지인 감독 현장 연출장면. 사진 tvN

소재가 다소 낯선 만큼, 이야기와 캐릭터들은 최대한 보편성을 띨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또한 원작의 생생한 캐릭터들이 어떤 배우들을 만나야 더 큰 생동감을 가지고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캐스팅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다행히 배우 김태리를 비롯해 재능과 열정이 넘치는 배우들이 합류해 준 덕에 쉽지 않은 작품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 가장 공들여 촬영한 장면은 무엇이며, 어떻게 촬영했는지 뒷이야기가 있다면?

“아무래도 모든 스텝과 배우들이 총력을 기울인 건 국극 장면들이었습니다. 보통 주 2~4회의 촬영을 진행하면 나머지 날들은 배우들은 연습을 하고 나머지 스태프들은 틈틈이 국극 장면을 구현하기 위한 회의나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국극 촬영은 카메라 리허설과 드레스 리허설을 본 촬영에 앞서 하루씩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우들의 무대 동선 확인, 카메라와 장비 동선, 조명 세팅, 의상과 분장 헤어 세팅 등을 보면서 본 촬영에서 수정 보완할 것들을 미리 확인했습니다. 본 촬영은 무대 위주의 촬영과 관객을 포함한 촬영, 그리고 CG용 관객 소스 촬영을 각각 나눠 진행했습니다. 보통 한 작품당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의 기간이 평균적으로 소요됐습니다.

tvN 드라마 ‘정년이’의 한 장면. 사진 tvN

tvN 드라마 ‘정년이’의 한 장면. 사진 tvN

국극을 제외한 촬영 중 가장 공들인 건 아무래도 10회의 마지막, 용례(문소리)가 부르는 ‘추월만정‘을 정년이 처음으로 듣는 장면이었습니다. 대본 상황에 적합한 장소를 촬영 시기에 임박해 겨우 구했고, 일출과 밀물과 썰물 시간대를 몇 달 전부터 계산해서 두 번에 걸쳐 촬영한 장면입니다. 한 씬을 이렇게 오래 준비해 찍은 건 연출하면서 처음 있는 경험입니다. 며칠에 걸쳐 찍으며 훌륭한 감정선을 연기한 두 배우 덕에 화룡점정을 찍으며 완성할 수 있던 장면입니다.” (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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