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떡’ 타자, 떡하니 품은 두산

입력 : 2024.11.28 08:00

재계약 불발 제러드 대신

‘ML 45홈런’ 케이브 영입

현역빅리거로 외인구성 完

두산 새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가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새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가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기대치만 따지면 역대 최강급이다.

두산이 메이저리그(MLB) 현역 타자 제이크 케이브(32)를 새 외국인 타자로 데려왔다. 올시즌 콜로라도에서 타율 0.251에 7홈런을 때렸다. 앞서 영입한 외국인 투수 콜 어빈(30)과 함께 투타 핵심을 현역 빅리거로 채웠다. 어빈은 올시즌 볼티모어와 미네소타에서 6승 6패 평균자책점 5.11을 기록했다. 또다른 외국인 투수 토마스 해치까지, 두산은 외국인 선수 3명 모두와 각각 한도 내 최고금액인 100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최근까지도 두산은 기존 외국인 타자 제러드 영과 재계약하는 걸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재계약 조건을 두고 양측 시각 차가 컸다. 두산 관계자는 “선수쪽에서 처음 내놓은 조건이 구단 입장에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금액이었다”며 “협상할 수 있는 금액을 다시 보내달라고 했는데, 그후로 제러드 쪽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사이 케이브와 계약이 급물살을 탔다. 최근 3년 내내 영입 리스트 최상단에 두고 주시해왔지만, MLB 로스터에 계속 남아 있어 ‘그림의 떡’ 같았던 타깃이었다. 케이브는 2018년 미네소타에서 데뷔해 올해까지 빅리그 7년 동안 통산 타율 0.236에 OPS 0.692, 45홈런, 176타점을 기록했다. 커리어 하이 시즌은 미네소타에서 뛰던 2019년이다. 72경기에 나서 타율 0.258에 OPS 0.806을 기록했다. 그간의 경력이나 현재 기량이나 기존의 제러드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다. 좌우익은 물론 중견수까지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제러드와 재계약을 추진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 남았던 불안요소까지 털어냈다. 제러드는 올해 KBO 38경기에서 타율 0.326에 10홈런을 때려내며 인상적인 활약을 했지만 몸쪽 높은 공 약점 또한 뚜렷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에서 그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당하며, 7타수 1안타 4삼진에 그쳤다. 내년 시즌 투수들이 제러드의 약점을 작정하고 노리고 들어온다면 과연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남았던 게 사실이다.

케이브와 계약에 성공하면서 두산은 내년 시즌 외국인 구성을 마쳤다. 셋 모두 새 얼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빠르게 완료했다. 빅리그에서도 활약을 기대할 만한 한창 나이의 선수들로 채웠다.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케이브의 두산행 소식을 전하며 “케이브가 한국에서 공격력을 다시 증명한다면 머지 않아 미국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단 이름값과 기대치는 더할 나위 없다. KBO 적응만이 변수다. 케이브 등 3명이 기대치에 걸맞는 활약을 해준다면, 올해 유독 외국인 농사가 흉작이었던 두산 입장에선 전력 상승 효과가 더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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