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흥국생명전. 1세트 GS칼텍스의 아시아쿼터 선수인 스테파니 와일러가 공격을 위해 점프를 하려다가 주춤한 뒤 그대로 코트에 쓰러졌다. 왼쪽 발목을 붙잡고 고통스러워하던 와일러는 구급용 들것에 앉아 코트 밖으로 빠져나갔다.
2세트엔 GS칼텍스 지젤 실바가 블로킹 착지 과정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걸어서 코트 밖으로 나왔지만, 더는 경기를 뛰지 못했다.
GS칼텍스엔 그야말로 악몽과도 같은 경기였다. 와일러의 공백에도 1세트를 따낸 GS칼텍스는 실바까지 빠진 2세트 중반부터 무너져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경기에서 패한 것보다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이 더 염려되는 상황이다.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은 “무슨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다. 내일 부상 정도를 확인할 예정이다”며 “더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개막 10연승을 질주한 승장의 표정도 썩 밝지 못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최근 리그에 부상자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를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흥국생명의 외국인 공격수 투트쿠 부르주 유즈겡크도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아본단자 감독은 “결과에 대해 논할 수 없는 경기다. V리그가 변화해야 하는 방향을 명확하게 보여준 경기”라며 “개막 후 40일 동안 흥국생명뿐 아니라 GS칼텍스, 정관장 등 모든 팀에 부상자가 많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경기 수가 많은 데다 일정도 빡빡하다. 선수들에게 회복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젊은 선수들을 성장시키는 데도 한계가 있다. 당장 크게 바뀌긴 힘들지만, 이런 점들을 고려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