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청룡영화상의 주인공은 ‘서울의 봄’이었다.
29일 서울 영등포구 KBS홀에서 열린 제45회 청룡영화상이 개최됐다.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서울의 봄’은 지난해 11월 개봉 후 누적 관객 1312만 명 기록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얻었다. 이에 이날 시상식에서도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 편집상, 최다관객상까지 거머쥐며 4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특히 ‘서울의 봄’ 출연 배우 황정민과 정우성이 모두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그 인기를 보여줬던 가운데, ‘파묘’ 최민식, ‘탈주’ 이제훈, ‘핸섬가이즈’ 이성민까지 쟁쟁한 경쟁자들을 뚫고 황정민이 해당 부문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황정민은 ‘너는 내 운명’(2005) ‘신세계’(2013)에 이어 무려 세 번째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수상자로 호명된 후 무대에 오른 황정민은 “울지 안으려고 했는데 미치겠다”고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너는 내 운명’ 때 남우주연상을 받은 게 첫 남우주연상이다. 연기를 시작할 때 나도 시상식에서 상을 받을 수 있을까 했더니 ‘당연하다’며 용기를 줬다. 그날이 오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서 세 번이나 남우주연상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연기를 시작하려고 하는 분들, 배우로 활동하는 모든 분 다 주연상 감이다. 열심히 끝까지 놓치지 말고 하셨으면 좋겠다. 영화가 제작이 안 되고 조금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한국 영화는 우리 곁에 살아 숨 쉴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김성수 감독과 이 영화를 제작해 준 분들, 정말 사랑하는 우성이와 해준, 성민이 형, 한국의 모든 남자 배우들이 나온 것 같은데, 같이 출연한 모든 배우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인사한 뒤, “배우랍시고 서 있을 수 있게 해준 존경하는 저희 아내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최근 ‘혼외자 논란’을 겪은 정우성의 첫 공식 입장 발표도 화제가 됐다. 정우성은 황정민과 함께 시상식 초반 치러진 최다관객상 부문 시상자로 나섰고, 해당 부문 트로피는 ‘서울의 봄’이 차지했다.
수상 호명 전까지 내내 굳은 얼굴로 서 있던 정우성은 수상 이후 “‘서울의 봄’을 관람해 준 모든 관객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서울의 봄’과 함께 했던 모든 관계자에게 저의 사적인 일이 영화의 오점으로 남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또 “제게 사랑과 기대를 보내준 모든 분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라고 사과하며, “모든 질책을 제가 받고 안고 가겠다.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객석에서는 격려의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날 ‘파묘’도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4관왕을 안았고,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은 ‘베테랑 2’의 정해인과 ‘로기완’의 이상희에게 각각 돌아갔다. 신인남우상은 ‘대도시의 사랑법’의 노상현이, 신인여우상은 ‘드라이브’의 박주현이 가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