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플보단 악플이라지만, 그럼에도 악플은 ‘관심’의 또다른 표현은 아니다. 일부 악플러들의 혐오 섞인 표현에 블랙핑크 로제, 가수 아이유, 러블리즈 진 등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대처해나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로제는 29일 방송된 KBS2 ‘더 시즌즈 - 이영지의 레인보우’에서 악플을 읽다 노래 ‘넘버 원 걸’이 탄생했다고 비화를 밝혔다.
그는 “저도 마음이 급한지라 열심히 하는데, 게으른 사람이 된 것 같고 밤새 좋지 않은 인터넷 세상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그는 “인터넷엔 정말 법이 없다. ‘난 되게 건강한 사람이에요. 집에 가서 책 읽는 사람이에요’ 하고 싶은데 새벽 5시까지 휴대폰을 하면서 제 자신을 스스로 힘들게 했다”며 “‘밤새 제 악플을 찾아봤어요’라고 말하기 싫었다. ‘오늘 징그럽도록 솔직한 노래를 쓰고 싶다’ ‘불편해도 상관없으니까 적나라하게 쓰고 싶다’는 생각에 만든 노래가 ‘넘버 원 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기한 게 그날 그 노래를 쓰고 나가는데 마음이 너무 가벼웠다. 거기 안에 꾹꾹 담아 놓고 두고 나온 느낌이다”면서 “이후 그 느낌에 중독돼 1년 내내 스튜디오만 나갔다”고 덧붙였다.
‘넘버 원 걸’은 로제가 지난 22일 공개한 두 번째 선공개곡이다. 29일 공개된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 톱100 84위로 진입했다. 못된 의도의 악플들을 자신만의 음악으로 승화했고, 좋은 결실로 바꾼 셈이다.
진은 강경한 방법으로 악플에 맞섰다. 최근 8명의 러블리즈 콘서트에 참석한 그는 30일 SNS에 “최근 지속적으로 제 인스타, 유튜브 영상들에 근거없는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몇 년 전 아이돌 연애에 관련된 영상을 올린 뒤 자신이 그룹이라는 걸 자각하지 못하고 당시 활동하고 있는 멤버들에게 누를 끼친 것 같아 많이 반성했다며 “나 역시 어느 정도 각오는 했고 그래도 멤버들과 콘서트를 하고 싶음 마음이 더 컸기에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 내가 공인이라는 이유로 대체 언제까지 악플들을 보며 그냥 가만히 있어야 하냐.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악플 받는 게 당연시 돼야 하는 거냐”고 상처받은 마음을 내비쳤다.
또한 “악플 남기지 말라는 부탁도 내 욕심이라면 나중에 와서 울면서 선처해 달라고 하지 말아 달라”면서 “악플러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게 최선의 방법임을 알지만 허위사실 유포와 도가 넘은 악플은 저 역시 참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아이유는 앞서 악플러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도 했다. 아이유 측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총 180여명에 대한 고소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벌금형 6건 △교육부 조건부 기소유예 3건 △보호관찰소 선도위탁 조건부 기소유예 1건 등 판결이 내려졌다고 발표했다. 아이유에 대한 성희롱 및 살해 협박을 가한 피의자에 대해선 벌금 구형이 내려졌으나, 불복해 정식재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부장판사 이경선)은 지난 15일 아이유를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 ㄱ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ㄱ씨는 2022년 4월 아이유의 의상, 노래 실력, 발언 등을 깎아내리는 댓글 4건을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공판에서 ㄱ씨는 “단순 기호를 말한 것”이라며 “정신질환을 앓고 있어 문장력이 뒤처진다. 구제를 바란다”고 선처를 호소했고, ㄱ씨 법률대리인 역시 “사실에 근거한 의견을 밝힌 것이다. 불쾌하거나 모욕적인 표현이 있으나 모욕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ㄱ씨에 대해 징역 4개월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