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입찰비리 ‘의혹’ 이기흥 회장, 출마 강행? 포기?

입력 : 2024.12.03 14:58 수정 : 2024.12.03 15:09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연합뉴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연합뉴스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69)이 숱한 논란과 의혹,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 속에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나설까.

검찰은 지난달 28일 진천선수촌을 전격 압수 수색한 뒤 이기흥 회장 핵심 측근 2명을 ‘입찰 비리’ 의혹 피의자로 특정해 수사하고 있다. 이들이 입찰 비리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내년 1월 14일 체육회장 선거에 나서는 이 회장에게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회장 본인도 수사 범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검찰 수사는 2021년과 2023년 시설관리 용역업체 선정 과정에서 특정 업체(A업체)가 기술평가 점수를 높게 받아 낙찰된 경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A업체 대표는 이 회장의 고등학교 후배로 알려져 있으며, 과거 동계 종목 경기단체장을 맡은 C회장의 회사에서 상근감사로 일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C회장도 고교 동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이 회장은 자녀의 친구가 선수촌에 채용되는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으로 ‘채용 비리’ 혐의도 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조실 점검단의 발표를 근거로 관련 법에 따라 지난달 중순 이 회장 직무를 정지했다. 이 회장은 곧바로 법원에 직무 정지 통보에 대한 취소 소송과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3선 도전을 승인받았다. 선거에 출마하는 데 제도적 걸림돌은 없는 상태다.

이 회장은 지금도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자신을 도운 주요 측근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정부와 오랫동안 강력한 대립각을 세워온 게 부메랑처럼 되돌아온 형국이다. 게다가 다수 대한체육회 직원들도 ‘이기흥 회장과 둘러싼 정치적 공세를 더이상 못견디겠다’는 취지로 이 회장 출마를 반대하는 의견을 연이어 피력하고 있다.

체육계 관계자는 “출마를 일찍 포기했다면 검찰 수사까지 벌어지는 지경까지는 가지 않았을지 모른다”며 “출마를 포기할 타이밍을 놓친 느낌”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 회장 성격 등을 고려하면 이쯤 되면 갈 데까지 가보자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체육계는 일련의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불출마를 원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이 회장이 신뢰하는 체육계 원로들이 불출마를 심각하게 권유한다면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귀띔했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2025년 1월 14일 열린다. 이번 선거는 선거인단 약 2300명 투표로 진행된다. 오는 24~25일이 후보자 등록 기간이다. 이 회장의 고민은 후보자 등록 기간 막판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 회장 3선 도전에 반대하는 반대 후보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은 이 회장 불출마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가 단일화를 통한 반이기흥 연대를 강조하며 지난 2일 단식을 중단했다. 박 후보는 이기흥 회장과 함께 불교계를 대표하는 스포츠 인사다. 이번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힌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강태선 전 서울시체육회장,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등도 이기흥 출마 저지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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