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자유계약선수(FA) 최원태의 행선지는 삼성이었다.
삼성은 6일 “선발진 보강을 위해 외부 FA(자유계약선수) 최원태를 영입했다”라고 밝혔다. 4년간 최대 총액 70억원의 조건이다. 최원태는 계약금 24억원, 4년간 연봉 합계 34억원, 4년간 인센티브 합계 12억원의 조건에 사인을 마쳤다.
삼성 구단은 “2025시즌을 대비해 외부 투수 FA 자원을 면밀히 관찰했다. 다음 시즌 팀순위 상승을 위해선 안정적인 선발투수 영입이 필수 조건이기에 최원태 영입에 전력을 다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최원태는 2017년 이후 8년 동안 선발 전문 투수로서 KBO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1073.1이닝을 책임지며 꾸준함을 증명했다. 포심패스트볼, 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6개의 구종을 다양하게 섞어 던질 수 있는 안정된 제구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했다. 올시즌까지 통산 217경기에서 78승58패, 평균자책 4.36을 기록 중이다. 최근 8년 연속으로 20경기 이상 선발 등판 및 100이닝 이상을 던진 바 있다. 땅볼 유도 능력도 보유한 점을 삼성은 높이 샀다.
삼성은 영입 발표와 함께 “내년에 만 28세가 되는 최원태가 선발진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군 제대한 젊은 선발이라는 점도 삼성이 영입을 한 조건 중 하나다.
삼성은 올해 9년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아쉬움을 남기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구자욱이 플레이오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하는 등 전력 누수가 있었던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선발 투수가 부족했다.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가 어깨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고 국내 투수 중에서는 원태인 외에는 큰 믿음을 주지 못했다. 좌완 이승현, 우완 황동재 등이 있었지만 큰 무대에서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 선수는 영입을 하면 되지만 국내 선발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이어졌다. 이승현은 선발로 첫 풀타임을 소화했고 황동재는 선발로 한 시즌을 온전히 뛰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삼성은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최원태의 영입을 고려했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계약 후 전화 통화에서 ”최원태를 처음부터 접촉했다. 필요했기 때문에 끝까지 영입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은 초반에는 불펜 영입에 주력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마치면서 불펜 보강의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 삼성은 FA 최대어 중 한 명인 장현식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삼성이 LG보다 제안한 총액은 더 많았지만 옵션을 조건에 넣어 실수령액에서 차이가 났다. 또한 장현식 입장에서는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을 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서울을 연고지로 한 점에서 LG를 선택했다.
빈 손이 된 삼성은 최원태와의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다 소강 상태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최원태의 에이전트와 교류를 하다가 직접 선수와 만남을 가졌다. 이 단장은 ”최원태와 직접 전화 통화도 하고 서울에서 만남도 가지면서 더 진척이 됐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금액이었다. 이미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한화가 엄상백을 4년 총액 78억원이라는 금액에 영입했다. 엄상백과 최원태가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최원태 역시 비슷한 선을 바라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이 단장은 ”우리도 우리 기준이 있었다. 최원태에게 우리 팀에 와서 4년 뒤에 기회가 있으니 금액적인 것 보다는 우리에게 와서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원태의 워크에식에 대해서 거론되기도 했다. 이 단장은 직접 만나서 확인을 했다고 한다. 그는 ”만나서 이야기해보니 오해가 있을 수 있고,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은 잘 챙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시즌 가장 홈런이 많이 나오고 타자 친화적인 라이온즈파크의 적응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없다고 봤다. 이 단장은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이지 않나. 땅볼 유도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다“라고 자신했다.
최원태 역시 ”야구장이 작긴 한데, 적응을 빨리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구장 특성에 맞게 구종 선택도 다양하게 해야할 것 같다“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