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로테이션 강화에 성공한 삼성이지만, 이제는 보호 선수 명단을 두고 골머리를 앓게 생겼다. 삼성이 자랑하는 베테랑 선수들이 내년에는 LG 유니폼을 입고 뛰는 낯선 풍경 또한 가능성이 낮지 않다.
6일 자유계약선수(FA) 투수 최원태와 4년 총액 70억원에 계약한 삼성은 규정에 따라 최원태의 원소속구단인 LG에 보호 선수 명단을 넘겨야 한다.
FA를 영입한 팀은 계약 승인 공시로부터 3일 이내에 보호 선수를 제외한 보상 선수 명단을 영입한 FA의 전 소속 구단에 제시해야 한다.
이번 FA 시장에서 A등급 선수는 최원태와 김원중, 구승민 3명이었다. 김원중과 구승민은 원소속구단인 롯데와 재계약했고, 유일하게 남아 있던 최원태는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A등급 타 구단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보상 선수 1명(보호선수 20명 외)과 전년도 연봉 200%, 또는 전년도 연봉 300%를 원소속팀에 줘야 한다. 최원태의 전년도 연봉은 4억원이었다.
팬들의 관심은 삼성이 20인의 보호 선수 명단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투수 중에서는 원태인과 김재윤, 임창민을 포함해 황동재, 최지광, 이승현(좌완), 김윤수, 이호성, 김태훈, 육선엽 등이 포함될 것이 유력하다. 야수들 중에서는 이재현과 김영웅, 구자욱, 김지찬, 이병헌, 강민호 등이 보호 선수로 묶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내부 FA로 재계약에 성공한 김헌곤, 그리고 입대한 김현준과 양창섭 등은 규정에 따라 자동으로 보호된다.
현재 이들을 빼고도 삼성은 최채흥과 이승현(우완), 이승민, 김재성, 이창용, 양도근, 안주형, 윤정빈, 김성윤, 이성규 등 보호 선수 명단에 포함시켜야 할 선수들이 여럿 있다. 이런 가운데 오승환과 백정현, 그리고 박병호 같은 베테랑들을 삼성이 지킬지가 관건이다. 이들을 포함시킬 경우 유망주 몇 명을 내줘야 할 각오를 해야 하는데, 이들을 위해 유망주를 희생시킬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오승환의 경우 삼성이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내년 연봉이 8억원이나 돼 샐러리캡 상황이 여의치 않은 LG가 지명하기 버거울 수 있다. 하지만 만일 보호 선수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가 LG가 덜컥 지명이라도 하면 삼성팬들이 쏟아낼 비난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다. 실제로 SSG 역시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팀의 레전드인 김강민을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가 한화에 내줘 팬들의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1986년생 박병호도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될 수 있는 자원이다. 하지만 박병호는 지난해에도 타율은 0.231에 그쳤으나 23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등 아직 파워가 상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홈런이 잘 나오는 라이온즈파크와 궁합이 잘 맞는 우타 거포라는 것도 삼성이 고민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