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남아있던 마지막 A등급 투수를 품에 안았다. 여기에 지난 2년간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이었던 외국인 투수까지 데려왔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던 삼성이 내년 시즌 리그 최강의 선발진과 함께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할 의지를 다진다.
삼성은 지난 6일 최원태와 4년 최대 총액 70억원(계약금 24억원·연봉 합계 34억원·인센티브 합계 12억원), 아리엘 후라도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연봉 70만 달러)에 계약했다.
하루 만에 선발투수 2명을, 그것도 리그에서 검증이 끝난 투수들을 영입했다.
2015년 넥센(현 키움)에 입단하 최원태는 2023년 전반기까지 키움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이지만 그래도 리그를 대표하는 20대 선발 투수로 인정받았다.
LG는 통합 우승에 도전했던 2023년 전반기 외야 유망주 이주형에 1라운드 지명권까지 얹어 키움에 주는 대가로 최원태를 얻었다. 하지만 최원태는 LG 유니폼을 입은 뒤 정규시즌에는 괜찮았으나 포스트시즌에서는 부진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정규리그에서는 자기 몫은 해줬다. 정규리그 통산 성적은 217경기 1134.1이닝 78승58패, 평균자책점 4.36이다.
후라도는 하위권 전력인 키움에서 2년 연속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2022년 11월 키움과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하며 한국 무대에 입성한 후라도는 2023년 30경기에서 11승8패 평균자책점 2.65의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올해도 30경기에 등판해 10승8패 평균자책점 3.36의 좋은 활약을 했고, 이닝(190.2)에서 2위에 오르는 등 이닝이터의 면모도 유감없이 보였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21승16패 평균자책점 3.01이다. 지난 2년간 이닝(374이닝)과 퀄리티스타트(43회)에서 모두 리그 1위다.
특히 대표적 타자 친화적구장인 라이온즈파크에서 후라도는 통산 5경기에 등판해 3승1패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했다. 특히 후라도의 이번 시즌 땅볼 비율은 53.3%로 전체 3위에 올랐을만큼 뛰어났는데, 이 또한 라이온즈파크와 궁합이 잘 맞는 부분이다.
최원태와 후라도의 영입으로 내년 시즌 삼성 선발로테이션은 ‘금성철벽’이 됐다. 우선 재계약에 성공한 데니 레예스가 1선발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되고 뒤를 후라도와 올해 다승 공동 1위 원태인이 잇는다. 그리고 그 뒤에 최원태가 나선다. 마지막 5선발 한 자리가 관건인데, 이는 이승현(좌완)과 이호성, 황동재, 그리고 베테랑 백정현 등이 경쟁을 벌여 최종 승자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올 시즌 약체라는 평가를 뒤엎고 한국시리즈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으나, 끝내 KIA의 벽을 넘지 못했다. 특히 선발과 불펜 모두에서 KIA에 밀린 마운드가 문제였다. 삼성은 목표로 했던 장현식을 LG에 뺏기자 선발 보강으로 전환, 순식간에 리그 정상급 투수 2명을 보강했다. 선발투수들이 잘 던져주면 불펜 부담은 자연스레 줄어들기 마련. 삼성의 2025년에 더욱 관심이 가는 이유다.